앵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정의용 한국 외교장관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약속을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의용 한국 외교장관과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정 장관은 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약속을 강조했습니다.
또 동북아시아, 인도태평양, 그리고 그 너머 지역의 평화,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인 철통 같은 한미동맹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에 더해 기후변화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대유행과 같은 21세기 전세계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 파트너십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한국 외교부가 같은 날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양 장관은 약 30분 간 이어진 회담에서 한미관계, 한반도 문제, 코로나19 대응 등 상호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특히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한국전쟁 종전선언 등 대북대화 재개 방안에 대해 협의했습니다.
아울러 한미 양국이 다양한 계기에 각급에서 활발히 소통해 오고 있는 것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한미 간 긴밀한 공조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실상의 핵 보유국 지위를 얻기 위해 핵무력 증강을 지속하면서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군축 협상을 시도할 기회를 엿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지난달 20일 한국의 세종연구소가 주최한 회의에서 북한은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한미 양국에 이른바 ‘이중 기준’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북한은 한미가 이중 기준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더라도 이를 비판해선 안된다는 겁니다. 이것이 북한이 대화 복귀 혹은 종전선언을 위해 내세운 전제조건일 수 있습니다.
신 센터장은 그러면서 미국이 이러한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까지도 감행하며 미국을 압박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북한이 이러한 전략을 유지하다가 다음해 2월로 예정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화에 전격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를 통해 다음해 3월로 예정된 한국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 할 것이라는 견해입니다.
신 센터장은 다만 북한의 핵무력 증강은 계속될 것이며 북한은 협상에 복귀하더라도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군축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양욱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또한 한국개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북한경제리뷰에 실린 보고서에서 북한이 한미 양국의 전략적 표적을 타격할 만큼 충분한 수의 핵무기를 양산해 전략군에 실전배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북한이 재래식 군사력을 첨단화하면서 다양한 수준의 도발을 지속해 한미 양국에 대한 군사적 긴장과 피로감을 높여 궁극적으로 핵무장국으로 자리를 굳히려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은 북한 비핵화의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더욱 공세적으로 무기체계를 채용하면서 경쟁이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어 가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한국형 상쇄전력 건설을 통해 첨단전력으로 북한의 핵무기를 사용 불가능하게 하려 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양욱 겸임교수는 이러한 남북 간 군비경쟁이 상당 기간 지속된 후 향후 특정 시점에 군축 시도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