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통일부는 북한과 중국 간 철도 교역을 재개하기 위한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4일 북한이 중국과 철도를 통한 물자교역을 준비하는 동향이 최근 빈번하게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방역시설 구축이나 북중 간 실무협의 진행 등 여러 관련 동향들이 계속 관측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중 간 철도 교역을 재개하기 위한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에 북중 철도교역이 재개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내 물자 수급 상황에 대해선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해 시작된 북중 국경봉쇄가 장기화됨에 따라 북한이 외부 물자 유입과 민생 물자 수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3월부터 북중 간 교역이 증대되고 있지만 신형 코로나 사태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의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9월 북중 교역액은 총 6천990만 달러에 달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이는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기 전인 2019년 9월 북중 교역액의 약 29%에 불과합니다.
북한의 신형 코로나 방역 동향에 대해 이 당국자는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를 바탕으로 판단했을 때 방역 대책 또는 기준의 변화를 시사하는 움직임이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신형 코로나 백신을 지원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대북 백신협력 관련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습니다.
또 북한이 신형 코로나 백신 분배 국제협의체인 코백스(COVAX)와 실무 협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백신을 지원받겠다는 단계에 이르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앞서 코백스를 주도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 대변인은 지난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아직 코백스를 통해 백신을 지원받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내에선 북한이 북중교역 재개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 2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등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북한의 국경봉쇄로 북중교역이 대폭 축소돼 북한 경제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 체계가 작동하지 않을 만큼의 위기 상황은 아닌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또 북한의 국경봉쇄 조치는 북한이 스스로에게 가한 제재나 마찬가지라며 북한은 이를 통해 대중국 경제 의존도 축소와 자립적 경제 기반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북한이) 자립경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또 다시 중국 경제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복원해서 안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고 이를 위한 사상 통제라든지 모든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북중 국경이 열리더라도 북중 교역에 상당히 제한적으로 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와의 열차 운행을 재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 간 열차 운행이 이번 달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