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국 정부, 남북군사합의 계승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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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내에서 9.19 남북군사합의를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9.19 남북군사합의는 위헌적이며 한국에만 불리한 기형적인 합의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18년 남북이 합의한 9.19 군사분야 합의를 차기 한국 정부가 계승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재원 사단법인 물망초 인권연구소장은 16일 물망초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9.19 남북군사분야 합의에 대해 위헌적 요소가 많은 기형적인 합의라며 이 같이 강조했습니다.

이재원 사단법인 물망초 인권연구소장: 9.19 남북군사합의라는 것은 절차적으로도 위헌적이고 불법적이며 내용은 한국에만 일방적으로 불리합니다. 북한이 합의를 위반해도 제재할 수 없습니다. 이는 적극 무효 선언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다음 한국 정권이 절대 지킬 필요가 없는 자의적인 합의입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토론회 기조연설문을 통해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 “한국 스스로 무장해제하는 것과 다름 없는 어리석은 행위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신 의원은 남북 군사합의 이후 북한이 25회에 걸쳐 미사일 및 방사포 46발을 발사했다고 언급하며 북한이 해당 합의를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 김정은 당 총비서는 지난 2019년 11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창린도에서 직접 해안포 사격을 지휘한 바 있습니다. 남북은 9.19 남북군사분야 합의에 따라 서해 남측 덕적도로부터 북측 초도까지의 해역을 포사격을 금지하는 완충수역으로 설정한 바 있습니다. 창린도는 해당 완충수역에 속해 있습니다.

이어 신 의원은 북한이 지난해 고사포로 한국 측 감시초소(GP)를 조준사격한 사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하고 서해에서 한국 공무원을 사살한 사례 등을 언급하며 9.19남북군사합의 폐기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동환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한변 변호사도 9.19 남북군사합의가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해당 합의는 무효이자 위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남북군사합의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이기 때문에 헌법 60조에 따라 국회의 비준을 요한다”며 “이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국회의 비준 없이 처리한 것은 3권 분립이 인정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한국 정부는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인 지난 2018년 10월 국무회의를 통해 해당 합의서 비준안을 의결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남북군사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는 점은 해당 합의의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동환 한반도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 북한이 일방적으로 지키지 않는 것만으로도 무효사유에 해당합니다. 한국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무효선언을 해버려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종전선언보다는 (남북군사합의) 무효화를 선언하는게 보다 효율적인 방안이 아닙니까.

한국 공군 중장 예비역인 김형철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도 9.19남북군사합의가 심도있는 검토 없이 짧은 기간 안에 처리됐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대표는 “9.19 남북군사합의는 한국의 군사적 장점만을 무력화시킨 항복 수준의 합의”라며 “군사합의 체결 과정도 짧고 엉성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김정은 당 총비서가 한달 여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면서 삼지연시를 방문한 데 대해 올해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1년차이고 연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가시적 성과를 알리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지방건설의 모범사례로 의미를 부여하고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라며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등 올해 주요 사업으로 이야기했던 여러 경제사업들의 성과를 독려해 나가겠다는 의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16일 북한 매체를 통한 김정은 총비서의 공개활동은 지난달 12일 이후 35일 만입니다. 올해 현재까지 김정은 총비서의 공개활동 보도는 모두 72차례이고 이 가운데 정치분야는 46차례, 군사분야는 15차례, 사회분야는 5차례, 경제분야는 6차례입니다.

한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이후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정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미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대만, 인권 문제 등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미중 양 정상은 북한, 아프가니스탄, 이란을 포함해 지역적 핵심 도전과제에 관한 관점도 교환했습니다. 다만 백악관은 양 정상이 논의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