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 이후 관광업 본격 추진...성과는 아직”

0:00 / 0:00

앵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이 본격적인 관광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북한 경제에서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16일 ‘김정은 시대 북한의 관광정책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역대 북한 정권에서 관광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본격적인 추진은 김정은 집권 이후 이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최 연구위원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관광 분야가 대북제재의 대상이 되지 않는 분야이며 이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관광업의 경제성에 주목해 관광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모색을 지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관광사업의 활성화가 경제적 효과를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현재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발전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점이 최근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2013년 관광개발구법을 제정해 경제특구에 각종 특혜를 보장하며 해외투자를 유치하려 했고 관광개발구 외에도 칠보산, 묘향산 등지에 관광지구를 선정해 개발 사업을 직접 추진했습니다.

지난 2016년 제7차 당대회에서 경제개발구를 중심으로 한 관광 활성화의 필요성을 밝혔고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는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에 관광사업 활성화 정책을 포함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관광업 활성화 의지는 주요 관광지구에 대한 현지지도 횟수에서도 드러나는데 2016년 2회, 2017년 1회에 그쳤던 현지지도가 2018년 10회, 2019년 11회로 급증했습니다.

북한은 2013년 영국 런던 세계여행박람회, 2015년 스위스 베른 홀리데이박람회, 2019년 베트남 국제관광박람회 등에 참여하며 해외투자와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최 연구위원은 또 북한의 경제 이론, 정책을 소개하는 잡지 ‘경제연구’에 소개된 관광 관련 논문이 김정은 집권 이후 급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성과입니다.

최 연구위원은 북한의 관광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북한이 유엔에 제출한 자발적국가보고서(VNR)을 보면 북한의 전체 GDP 중에서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8년 기준 0.23%입니다.

이는 같은 시기 세계 GDP에서 관광업이 차지하는 평균 비중 10.4%보다 크게 뒤처진 수준입니다.

최 연구위원은 북한 관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 방문 규모는 최근 중국과의 협조관계 속에서 늘어났지만 남북 간 이루어진 금강산ㆍ개성관광 규모를 넘어서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북한의 관광지로서의 매력도가 어필할 수 있는 부분들이 아직 취약하지 않은가 라는 판단이 듭니다. 그 결과가 과거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일환으로 했던 금강산 관광의 규모를 아직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 연구위원은 북한의 관광개발구 지정을 통한 해외투자 유치 노력 역시 미비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최 연구위원은 또 코로나 비루스 발생 이후 북한 매체에서 주요 관광지구와 관련해 보도하는 횟수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최 연구위원은 북한이 코로나 비루스로 국경을 전면 봉쇄한 이후에도 관광 활성화 정책 기조 자체에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북한은 관광 재개를 염두에 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성일 북한 국가관광총국 선양 대표는 지난 9월 중국에서 열린 동북아시아 문화관광 관련 행사에서 외국인의 관광지 투자를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0월 정방산호텔이 10년 만에 완공된 소식을 알렸고 북한 평양출판사는 이번달 평양 시내 주요 명소 90여 곳을 소개한 책자를 발간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