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교류협력 제의에 호응할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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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당분간 미북 또는 남북 간 대화와 교류협력 제의에 호응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17일 한국의 통일연구원 등이 주최한 남북 보건의료 협력 관련 학술회의.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부교수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이 당장 미북 또는 남북 간 대화와 교류협력 제의에 적극적으로 호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현 상황을 자력갱생 역량을 강화하고 북한 경제의 대외 의존도를 줄일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부교수: 북한이 왜 문을 안 열지, 왜 빨리 육로를 개방 안 하지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코로나19 상황도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8차 당대회 이후에 내세우고 있는 그런 정책 기조가 지금 더 중요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봅니다.

임을출 교수는 그러면서 보건의료 분야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인도적 지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보건의료 협력 만큼은 정세 변화와 상관 없이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김정은 정권은 북한이 일방적 지원의 수혜자임을 암시하는 인도적 지원이라는 표현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왔다며 쌍방향적인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또 보건의료 협력이 북한 주민들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하며 북한 당국 역시 이를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부교수: 아픈 사람을 치료를 해주면 이 사람이 뭘 생각하겠습니까. 남쪽의 높은 수준의 보건의료 기술이랄까 그 능력에 대한 동경심이 생기고 쉽게 말해서 보건의료 협력의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생각이 바뀌는 겁니다. 이것을 북한 당국도 굉장히 두려워하면서 다음부터는 직접 우리 의사들이 와서 치료하고 이런 것을 거부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물자만 달라, 보건 의료 장비 물자만 달라는 식으로 바뀌는 겁니다.

북한 내 보건의료 시설의 현황에 대해 정유석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기초적인 서비스 조차 제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유석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북한의 의료시설은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기초적인 서비스조차 제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고 경제난으로 인해 보건의료 체계가 붕괴되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또 의약품 공장의 노후화, 중국으로부터의 원료 수입 감소로 인한 의료 소모품 부족 사태는 각종 의료 사고를 유발하는 한편 의약품 공급 체계 붕괴 후 장마당을 통해 의약품이 조달되면서 의료 서비스의 계층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내 사망 원인은 비감염성 질환이 압도적인 가운데 의약품 공급 체계 붕괴로 인해 감염성 질환과 영양실조 등의 후진성 질병도 증가해 양단으로 악화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