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는 최근 북중 접경지역에서 물자교류 재개를 준비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재개 시점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19일 북한과 중국이 육로를 통한 물자교류를 재개할 가능성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재개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차덕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중 접경지역에서는 물자교류 재개를 준비하는 경향이 최근 지속적으로 관측되어 왔다”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차 부대변인은 “정부는 여러 다양한 동향을 유관부처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지켜볼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차덕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북중 접경지역에서는 방역시설 구축 등 물자교류 재개를 준비하는 경향이 최근 지속적으로 관측되어 왔습니다. 다만 정확한 북중 간 물자교류 재개 시점은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평안북도 무역기관의 한 간부 소식통은 지난 10월 31일 “각 무역기관에 11월부터 중국 단둥에서 평북 의주로 연결된 철도를 이용해 무역을 공식 재개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하달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또 지난 12일 “11월 초 북한에서 견인차 2량의 열차가 평양에서 파견한 긴급물자지원 요청을 위한 비공식대표단 등을 태우고 다리를 건너 중국으로 넘어왔다”며 “대표단이 선양 북 총영사관 단둥지부에서 중국 관리들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 측 열차가 압록강 철교를 건넜다는 보도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지난 9일 사실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열차 운행 재개를 위한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 국정원은 지난 10월 28일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의 국경을 이르면 11월부터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운영 계획을 중국, 러시아와 협의 중”이라고 보고했습니다.
다만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는 현지시간으로 14일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아직 소독시설 설치가 진행 중이며 무역 재개를 위한 북한의 노력이 지연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중국 단둥 일대에서 신종 코로나 비루스 감염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북중 물자교류 재개 시점은 다소 불투명해지는 모양새입니다.
한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 도중 증액된 남북협력기금 통과에 반발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했습니다.
태 의원은 “김정은 정권은 철도까지 미사일 기지화하고 있다”며 남북협력기금이 투입되는 북한의 철도, 도로 개선사업이 북한의 핵ㆍ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악용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태 의원은 또 “통일부가 지난 15일 남북협력기금에 철도, 도로협력을 포함해 4천 억이 넘는 예산을 경제협력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올렸고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명확한 사업내역을 밝히라고 요구했지만 비공개 사업이라며 끝내 사업내용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김정은 정권의 '철도 미사일기지화'에 악용될 우려가 있는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에 국민의 혈세를 왜 쓰려고 하는지 어디에 쓰려고 하는지 야당으로서 당연히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부안보다 107억 원 증액된 남북협력기금 예산안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퇴장한 채 국회 외통위 표결에 부쳐졌고 한국의 여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이밖에 통일부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인 남북하나재단의 대외협력부장에 김영희 산업은행 선임연구위원을 임명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개방형 직위 공모를 통해 선발됐으며 탈북민이 남북하나재단 부서장에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통일부는 또 30여년간 임차 운영하던 북한자료센터를 신축 이전할 부지로 경기도 고양시 인근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자료센터는 국민 누구나 북한자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국민 서비스 창구역할을 수행하고자 지난 1989년에 문을 열었으며 개관 이후 공간 부족 문제를 겪어왔습니다.
신축 북한자료센터는 오는 2025년 하반기에 개관할 예정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