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내세우고 있는 것과는 달리 극초음속 비행체 등을 비롯한 미사일 전력 수준이 실제보다 상당히 과장돼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4일 한국의 세종연구소가 ‘인도·태평양 시대 극초음속 미사일 군비경쟁’을 주제로 주최한 화상 토론회.
부형욱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전력 수준이 대외적으로 선전하는 내용에 비해 상당히 과장된 수준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부 센터장은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흉내를 내기는 했지만, 극초음속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미사일 속도가 마하 5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9월 시험 발사했다고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도 홍보한 수준만큼의 기술력을 갖추지는 못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부형욱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북한은 자신들이 가진 것을 3배 정도는 과장하는 특성을 보여 왔습니다. 지난번에 시험 발사했다는 화성-8형도 기술 수준은 공개한 것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한국 군 당국은 당시 북한이 시험 발사했다고 주장한 극초음속 미사일과 관련해 아직 개발 초기 단계로 실전 배치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평가했고, 전문가들도 미사일이 완성 단계에 이르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완성한다고 확신하기는 힘들고, 아직 기술적인 과제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과연 완성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 시험 발사는 오히려 군사·정치적인 면 가운데 정치적인 쪽에 비중을 둔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부 센터장은 오히려 한국 군이 보유한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의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 2004년부터 관련 추진기관을 개발해왔고, 오는 2026년에는 전력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한국 군이 보유한 사드(THAAD),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패트리어트 미사일 요격체계, 아랍에미리트(UAE)에 4조 1천 5백억 원, 미화로 35억 달러 규모의 수출을 앞둔 요격미사일 ‘천궁’ 등이 훨씬 높은 수준의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한국 군은 지난 9월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게 초음속 순항미사일과 고위력 탄도미사일 등 미사일전력 개발 결과를 보고했고, 특히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탄두 중량을 세계 최고 수준인 최대 3톤 수준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진 바 있습니다.
부 센터장은 또 북한이 개발 중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내세워 미국을 타격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북제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신들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미사일을 앞세워 위협하고 있는 것일 뿐, 극초음속 비행체에 핵탄두를 실어 미국을 공격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북한이 그 정도의 미사일 기술을 완성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지금보다 큰 경제적 제재 등 압박을 견뎌야 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부 센터장은 각 국가가 공격자로서 방어하기 어려운 새로운 군사 기술 개발 경쟁에 나서면서 지역 내 긴장이 커지는 악순환에 접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극초음속미사일과 순항미사일 개발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미국의 군축 비확산 전문가인 조슈아 폴락(Joshua Pollack)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유엔 안보리 1718 결의가 새 무기 기술이 개발되는 상황을 막지 못하는 허점이 있다면서, 향후 극초음속 무기도 결의에 포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