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설 이산가족 상봉 희망…북 호응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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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이 내년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개최되길 희망한다며 북한이 전향적인 자세로 호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24일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의 기간을 한반도 평화 정세를 향한 ‘기회의 창’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장관은 이날 한국 내신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북한이 전향적인 자세로 한국의 관계 개선 노력에 적극 호응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내년 설을 계기로 어떤 형식으로든 개최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 문재인 정부의 임기 중 마지막 설이 되는 내년에는 대면과 화상, 어떤 형식이든 이산가족 상봉이 실현될 수 있길 희망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다만 남북은 현재 이산가족상봉 행사와 관련해 직접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국제적십자사를 통한 협의도 현재로선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통일부는 화상회담 시스템을 갖추자는 대북 제안에 북한이 화답할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의제를 준비해놓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7월 27일 남북 통신연락선이 재가동된 이후 화상회담 시스템 구축을 북한에 제안해 놓은 상황입니다.

한국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광케이블은 이미 연결돼 있어 기술적인 부분만 일치시키면 오랜 시간을 소요하지 않으면서 (남북대화를) 할 수 있는 문제라고 판단한다”며 “나름 의제를 30개 넘게 준비하고 있고 이를 북측에 제안하며 본격적인 회의로 들어갈 수 있는 준비를 해놨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인영 장관은 미국과 남북이 종전선언을 통해 실질적인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습니다.

이 장관은 내년 초 개최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종전선언을 연계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해 한국 정부가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국 통일부 고위당국자도 종전선언이 이뤄진다면 베이징 올림픽 개최 이전이 좋을 것이란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앞서 한국 내에서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불참할 경우 남북미중 4자 회담을 통한 종전선언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 장관의 발언은 이 같은 관측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됩니다.

종전선언과 관련한 한미 간 협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게 한국 통일부의 설명입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미국과의 종전선언 문안 조율과 관련해 “어느정도 마무리 단계”라며 “한미 간 실무적인 협의가 완료돼야 (북한과) 구체적으로 얘기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고위당국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과 관련해, 북한의 초청 의사가 확인된 후 한국 정부가 이를 교황에게 제안해야 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한국 정부가 북한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이 부정될 이유는 특별히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아직 교황청에 초청장을 보내지 않아 관련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3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2018년 교황의 방북이 무산됐던 이유를 북한의 초청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하며 이와 같은 상황이 현재도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태 의원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2018년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만나 교황의 방북을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외교적 수사였다고 지적하며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교황 방북을 재차 권유하기 앞서 김정은 총비서의 진의가 무엇이었는지 확인하는 게 먼저였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여전히 국제사회의 코로나19 백신,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 왁찐 지원을 수용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이 백신 지원 수량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고위당국자는 “국제사회의 200만, 300만 도스의 지원 물량으로는 평양 쪽 인원도 모두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백신종류도 고려하는 것 같은데 이런 점들을 북한이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