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 한러 관계가 파괴될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경고한 러시아에 대해, 한국 정부는 상황 진전에 따른 단계별 조치를 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5일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북러 간 군사 협력 진전에 따른 단계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현지시간으로 24일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이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언급하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발언에 대한 입장입니다.
루덴코 차관은 해당 인터뷰를 통해 “한국산 무기가 러시아 시민을 살상하는 데 사용되면 양국 관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이 깨달아야 한다”며 “우리는 물론 필요한 모든 방법으로 이에 대응할 것이고 이것이 한국 자체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북러 간 불법적인 협력관계에 대해 여러 차례 단호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 러시아와 북한 간의 상호 군사,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해서 이미 정부는 여러 차례 단호한 입장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 협력 동향을 지켜보면서 진전에 따른 단계별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입니다.
앞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방식을 북한의 관여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바꿀 것이라며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 이뤄진다면 방어 무기부터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최근 체육교류의정서 조인, 경제공동위원회 의정서 조인 등 군사 분야를 넘어서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북러관계에 대해 비판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구병삼 대변인은 “북한과 러시아와의 협력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위반되는 사항이 다수 있다”며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준수하고 불법적인 교류를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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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이 지난 20일 우크라이나의 ‘스톰섀도’ 순항미사일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에 대해 한국 정보기관은 사실을 파악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24일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구체적인 첩보가 있어 면밀히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선 지난 23일 우크라이나 매체 ‘RBC 우크라이나’ 등은 전쟁 관련 첩보를 제공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도시에 스흐피오나’(Dosye shpiona) 계정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순항미사일 공격으로 18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북한 군 3명이 포함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북한 군 부상자는 남성 장교 2명과 여성 1명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 21일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 북한군 고위 장성 한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군사전문 매체 ‘글로벌 디펜스 코퍼레이션’은 우크라이나의 스톰섀도 순항미사일 공습으로 북한 군 500여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해당 정보의 출처나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20일 최대 12개의 스톰섀도 미사일로 쿠르스크 인근 마리노 마을의 군 지휘 본부로 추정되는 목표물을 타격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