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 송전선 제거, 불법적 재산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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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한국이 지어준 송전탑의 송전선들을 북한이 제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이를 불법적 재산권 침해라고 규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군이 지난 24일부터 경의선 군사분계선(MDL) 이북의 송전선을 제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6일 기자 설명회에서 북한 군이 MDL 이북에 있는 첫번째 송전탑의 전선을 잘랐다며 고압선들을 절단해 쌓아놓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송전탑 하나에는 6가닥의 고압선이 있고 지지하는 선이 2개가 더 있는데 그 선을 자른 것이고 MDL 이북에 있는 첫번째 송전탑에서 선을 잘랐고 북한 쪽에 있는 전선을 거둔 것입니다. 이후 추가적으로 북쪽으로 난 전선을 자를지는 더 지켜봐야 됩니다.

이 실장은 북한 군이 잘라낸 전선을 군사적인 용도로 전용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선에) 구리가 많을 것이고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 군이 송전탑 자체에 대한 철거는 아직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불법적 재산권 침해 행위는 반드시 중단돼야 하고 단호히 대응해 나간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이 향후 송전탑까지 제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의도에 대해선 “남북관계를 중단한다는 물리적 조치의 일환”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지난 2007년 5월부터 개성공단 내 한국전력 평화변전소를 통해 154kv 송전 방식으로 상업운전을 개시했습니다.

그러다가 북한이 지난 2016년 1월 4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한국정부는 그 다음달인 2월 송전을 중단했습니다.

이후 남북관계 개선으로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개소하자 지난 2018년 9월 다시 송전을 재개했다가 지난 2020년 6월 북한이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송전이 중단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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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장장비 전시회 개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개막된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 - 2024' 연설에서 미국과 협상을 통해 적대적 대북정책을 확신했다며 안보를 위한 최강의 국방력 확보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2일 보도했다. 연합 (김성환/YNA)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올해 충성선서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생일인 1월 8일에 실시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일반적으로 북한에서의 충성선서는 새해 첫날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진행됐습니다. 통일부는 올해 충성선서가 김정은 생일에 진행된 것은 김정은 총비서에 대한 독자 우상화 작업의 일환으로 평가했습니다.

또한 통일부는 북한이 TV 프로그램, 김정은 총비서의 교육성과 선전물에 등장한 안내문과 노동신문 등에서 ‘주체연호’가 등장했던 것을 편집,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2021년부터 김정은 총비서에 대한 우상화를 강화하기 시작해 올해 가시적인 격상을 시도 중이라며 초상화, 배지 사용 확대, 김정은 총비서 생일의 공휴일 지정 등의 후속조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