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주현건에 탈북민들 “북체제가 만든 희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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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교도소를 탈출했던 탈북 남성 주현건 씨가 다시 체포된 가운데 한국 내 탈북민들은 주 씨와 같은 사람들은 북한 체제가 만든 희생자라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지린성 공안국은 지난 28일 오전 탈옥수 주현건 씨를 지린시에서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신경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린시 공안당국은 지린성 교도소의 담을 넘어 탈옥한 주현건 씨를 41일만에 지린시 펑만구 쑹화후에서 체포했습니다. 중국 공안 당국은 주 씨의 구체적인 검거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중국 매체가 공개한 관련 영상에는 한 선박에서 공안 당국에 의해 팔과 다리가 들려 옮겨지는 주현건 씨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주 씨는 지난 2013년 7월 중국으로 밀입국한 뒤 지린성 투먼의 민가에서 절도 행각을 벌이다가 이 과정에서 주민을 흉기로 찌르는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이후 주 씨는 체포돼 중국 법원으로부터 11년 3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지난 10월 18일 교도소 담장을 넘어 탈옥했습니다.

이에 한국 내 탈북민들은 주현건 씨가 범죄자이지만 북한 체제에 의한 희생자이자, 피해자이기도 하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백요셉 남북함께시민연대 사무국장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 주민들은 북한체제에 의해 생계형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주 씨의 경우 강제북송을 가장 두려워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백요셉 남북함께시민연대 사무국장: 이 사람도 특수부대 출신이던데 북한 군에 있다 보면 강도짓은 기본적으로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 먹고 살기 힘드니까요. 군대 나와서 도둑질 안 한 사람은 없다고 봐야합니다. 생계형인데, 그러다보니 범죄로 간 것 같습니다.

이어 백 국장은 일부 탈북민들이 중국 당국에 붙잡힐 경우 강제 북송을 우려해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를 거짓 자백해 중국 교도소에 수감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주현건 씨는 중국에 왔다가 10여년 간 수감됐고 조만간 형이 끝나 북한으로 돌아가면 또다시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모른다”며 “연명을 위해 도둑질을 했던 탈북민이 강도로 돌변한 안타까운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도 주 씨의 강제북송에 대해 큰 우려를 표했습니다. 중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탈북민들의 경우 대개 형기가 끝난 이후 강제북송을 당하는데 이렇게 되면 추가적인 인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 그 사람이 중국에서 불법을 저지른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탈북민들이 난민으로서 보호를 못 받는 상황에서 강제북송을 당하게 되면 생명이 위협받게 됩니다. 그 부분이 가장 염려됩니다.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주현건 씨는 북한 특수부대에서 복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 씨는 지난 2013년 중국으로 건너와 강도 행위로 체포, 2014년 징역 11년을 3개월을 선고받았지만 여러 차례 감형을 받아 2023년 8월 출소할 예정이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