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력으로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귀환한 국군포로의 일대기를 다룬 전시가 온라인 상에서 공개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인권 자료 전시관인 북한인권라키비움은 최근 웹사이트에 국군포로 헌정 특별전시인 ‘귀환: 오래된 기억’을 공개했습니다.
온라인 전용으로 기획된 이 전시는 탈북 국군포로 박용석(가명) 씨의 실화 그리고 국군포로 관련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한 국군포로의 일대기를 담았습니다.
1950년 한국군 입대로 시작해 북한에서의 포로 생활, 탄광 노동, 가정 생활, 탈북, 그리고 한국에서의 삶으로 이어지는 익명의 국군포로의 자전적 회고를 관람자가 따라가는 방식입니다.
회고록의 주요 장면들은 대만 타이난응용과학기술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의 교수로 재직 중인 탁영환 작가의 수묵화로 묘사됐습니다. 탁영환 작가는 수묵화를 애니메이션, 즉 만화영화에 접목한 작품 활동으로 주목받은 바 있습니다.
전시 기획과 제작에 참여한 얀하영 북한인권라키비움 연구원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인권 관련 연구, 통계 자료를 시각화해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젊은 층의 인식을 제고하려는 취지로 온라인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하영 북한인권라키비움 연구원: (온라인 전시는) 조금 젊은 층을 대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20, 30대 분들이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20, 30대뿐만 아니라 10대까지 좀 연령대가 낮은 분들이 접하기 쉽게 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국군포로 문제를 이번 전시의 주제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선 국군포로 생존자들의 평균 연령이 90대 안팎인 만큼 관련 문제의 해결이 시급하다는 점 그리고 북한 내에선 국군포로 뿐 아니라 그 가족들도 차별을 당하는 현실을 언급했습니다.
안하영 북한인권라키비움 연구원: (국군포로가) 귀환을 했어도 귀환이 끝이 아니라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얘기로 또 이어지고 그 자식들이 적대계층으로서 힘들게 살아간다는 그러한 현실도 같이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안하영 연구원은 앞으로도 북한인권 관련 주제별 온라인 전시를 지속적으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달 유엔 총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북한인권결의안에는 유엔 총회 차원의 결의안으로는 최초로 북한 내 국군포로와 그 가족에 대한 인권침해 우려가 적시됐습니다..
지난 1994년 고 조창호 중위를 시작으로 2010년까지 북한을 탈출해 한국으로 귀환한 국군포로는 모두 80명입니다. 이 중 올해 5명이 숨지면서 생존자는 15명이 됐습니다.
앞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지난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최소 5만명의 한국군 포로들을 돌려보내지 않았고 그 중 약 500명이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