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핵잠수함 개발 결정된 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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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는 핵 추진 잠수함 개발 계획과 관련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의 문홍식 공보담당관은 30일 기자설명회에서 한국 정부가 디젤 연료가 아닌 원자력(핵)을 동력으로 쓰는 핵 추진 잠수함을 개발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문홍식 국방부 공보담당관: 그동안 이 핵 추진 잠수함과 관련해서는 국방부에서 여러 기회를 통해서 수시로 입장을 말씀해드린 바가 있습니다.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재래식 잠수함 성능 개량을 지속하는 모습입니다. 한국 방위사업청은 이날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장보고-Ⅲ 배치(Batch)-Ⅱ 2번함 건조 착공식을 개최했습니다.

‘장보고-Ⅲ’ 사업은 3천톤급 이상의 차세대 한국형 잠수함 개발사업입니다. ‘배치’는 같은 종류로 건조되는 함정들의 묶음으로서 배치-Ⅰ에서 Ⅱ, Ⅲ으로 갈수록 함정 성능이 개선됩니다.

배치-Ⅱ 사업의 3천600톤급 잠수함은 길이 89m, 폭 9.6m의 디젤 추진 잠수함으로 지난 8월 해군에 인도된 배치-Ⅰ의 1번함인 3천 톤급 도산안창호함보다 톤 수가 크고 길이도 5.5m 가량 깁니다.

배치-Ⅰ급 잠수함의 경우 6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직발사관을 갖췄는데 배치-Ⅱ급은 길이가 길어진 만큼 최대 10개의 발사관을 갖추게 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런 가운데 대다수의 한국 국민은 한국 정부의 핵 추진 잠수함 개발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의 통일연구원이 지난 29일 공개한 ‘통일인식 조사 2021’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한국이 핵 추진 잠수함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문항에 응답자의 75.2%가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진보층, 보수층, 무당층 모두 70%대의 찬성률을 기록해 이 같은 여론은 정치 성향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독자적 핵보유 찬성 의견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한국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에 지난 10월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71.3%가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지난해 11월과 지난 4월 조사에서는 이에 대한 찬성 의견이 각각 64.4%, 67.5%로 집계된 바 있습니다.

다만 핵 보유보다 동맹을 통한 안보를 선호하는 경향도 발견됐습니다. 주한미군 주둔과 핵무기 보유 중 선호를 묻는 문항에서 응답자의 49.6%가 주한미군 주둔을, 35%가 핵무기 보유를 선택한 겁니다.

이 조사는 한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6명을 대상으로 대면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입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