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이 최근 개성공단 노동자의 월급을 2백 달러 정도로 올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요구했던 3백 달러 보다 적지만, 그래도 지금 노임과 비교하면 3배나 많습니다.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은 경영환경의 개선 없이는 2백 달러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은 지난해 12월 중국과 베트남에서 해외공단을 공동으로 시찰했습니다.
시찰 기간 북한은 개성공단의 노임을 지금보다 3배 가까이 올려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성공단의 노동자 월급이 현재 월 평균 70달러 정도라고 봤을 때, 3배 인상은 2백 달러 정도입니다.
물가가 크게 오른 만큼 노임 인상도 불가피하다는 게 북측의 주장입니다.
이를 위해 북한은 최근 남측에 개성공단 현안 논의를 위한 실무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자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은 현실적으로 북측이 제시한 2백 달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이임동 사무국장입니다.
이임동: 2백 달러 만큼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경영 환경이 개선돼야 합니다. 이런 개선 없이 임금 인상은 어렵습니다. 이번에 북측 사람들이 중국과 베트남 공단에서 기업이 어떻게 경영하는지 눈으로 직접 봤을 거 아닙니까.
반면, 북한은 지난해 억류했던 남측 노동자 유성진 씨를 풀어주고 통행 제한 조치도 해제하는 등 남측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준 만큼 이제는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더욱이 북한은 개성공단의 기업소득세가 14%로 중국의 25%에 비해 상당히 낮다는 점을 주장하면서 노임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남북한이 개성공단 현안을 둘러싸고 입장 차이가 커 앞으로 있을 남북 실무회담에서도 난항이 예상됩니다.
그렇지만, 남북 모두가 개성공단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이견이 없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외정책경제연구원 홍익표 연구위원입니다.
홍익표: 개성공단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조정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합리적인 수준에서 임금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략 120~150달러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성공단 관련 실무회담이 성사될 경우 남북은 노임, 숙소, 출퇴근 도로 건설, 작업장 환경 개선, 그리고 3통 문제 등의 현안을 협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남북 실무회담은 지난해 6월과 7월 세 번에 걸쳐 열린 뒤 지금까지 개최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