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초상화 구하느라 사경 헤매는 학생들을 선전자료로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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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지난 4월 북한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10대 어린 학생 5-6명이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구하느라 불에 타 숨지거나 전신 화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은 학생들의 치료비를 주민에 떠 넘기고 수령결사옹위의 선전자료로 이들을 이용하고 있어 비난의 소리가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7일 “지난 4월 평성시에서 발생한 산불이 은정고급중학교 까지 번지는 바람에 불끄기에 동원되었던 많은 학생들이 화상을 입은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면서 “학교 청년림에 있던 태양상에서 김부자 초상화를 구하려다 미처 피하지 못한 학생 두 명이 사망하고 여러 학생들이 전신 3도 이상의 화상을 입고 지금까지 평성 도(립)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6월 중앙에서는 초상화를 구하느라 사망한 학생들에게 김정일청년영예상을 수여하고 특별한 보상은 해주지 않았다”면서 “도내 대학과 고급중학교 학생들, 주민들을 모아놓고 불길 속에서 목숨을 바쳐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구해낸 학생들을 청년영웅이라며 이들의 숭고한 정신세계를 따라 배우자는 교양사업만 여러 차례 진행해 주민들은 ‘죽은 아이들만 불쌍하다’며 당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에서는 전신화상으로 얼굴 형체가 일그러진 화상피해 학생들에 대한 치료비용을 지원할 생각은 안 하고 대학생들과 고급중학교 학생들에게 자발적으로 피부 이식과 수혈에 참여하라고 강요했다”면서 “현재까지도 환자들에게 필요한 치료약과 영양식품들을 도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가장한 세부담으로 떠넘기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7월 들어 당조직에서는 화상으로 입원한 학생들의 입원실을 청년들의 실물 교양선전장소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요즘 화상 피해 학생들이 입원한 병원에서는 7월 말 입대하는 군 초모생들을 모아 놓고 화상으로 얼굴 형체가 일그러진 환자를 보여주며 수령결사옹위의 산 모범을 보여준 청년영웅을 따라 배워 김정은동지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사상교양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도 도 병원에서 화상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들은 전신의 70% 이상 화상을 입어 호전 증세가 보이지 않아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라면서 “환자들 속에는 15살도 안 된 남학생도 있어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도 당조직에서는 사경에 처한 학생들을 놓고 우리당이 키워낸 청년전위들이 있어 최고존엄의 영상이 빛나고 있다며 김정은동지를 어버이로 모시고 사는 사회주의제도 하에서만 볼 수 있는, 자본주의사회에서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청년들의 참모습이라고 선전하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대체 초상화가 뭐길래 어린 학생들과 주민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야 되느냐며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