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코로나19, 즉 신형코로나사태가 심각한데도 김일성생일 (태양절 4.15) 행사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음 달 김일성생일에 어린이들에게 공급할 당과류생산을 위해 식료품 동원령을 내렸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자세한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5일 "요즘 청진시의 식료공장들에서 태양절에 공급할 당과류생산을 시작했다"면서 "신형코로나사태로 생산계획이 없었는데 갑자기 태양절 한 달을 앞두고 당과류생산지시가 떨어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명절 때 어린이선물용 당과류는 최소 두 달 전에 생산을 시작했다"면서 "4월 15일 태양절에 쓰일 선물용 당과류 생산은 늦어도 2월 광명성절 즈음에 생산을 시작했는데 올해는 신형코로나 때문인지 생산지표가 떨어지지 않아 당과류 선물이 없는줄 알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신형코로나로 인해 가뜩이나 식량이 부족하고 장마당 식량값은 오르고 있는데 당과류 생산 때문인지 시장에서 설탕, 밀가루 장사꾼들이 자취를 감추었다"면서 "명절당과류 생산지표가 떨어지면서 장마당 밀가루마저 당과류 생산공장에 돌린 게 아니냐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무역회사에 소속되어 당과류를 생산, 판매하던 개인회사들도 장만했던 물자를 당과류생산 식료공장들에 돌리는 것으로 안다"면서 "아무리 당과류 선물이 중요하다지만 식량난에 처한 주민 생각은 안 하고 식료품 동원령을 내린 당국의 처사에 원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6일 "요즘 도내의 식료공장들이 4.15당과류생산 때문에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신형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집체활동을 금지시킨 당국이 김일성생일에 어린이들에게 당과류를 선물한다면서 관련 공장 종업원들을 매일 다그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월 16일 광명성절에 공급한 어린이당과류도 맛과 질이 떨어져 장마당에서 헐값에 팔렸다"면서 "주민들 속에서는 중앙에서 명절용 당과류를 생산하느니 요즘 퍼지고 있는 신형코로나 방역에 더 힘을 쏟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코로나로 인한 국가비상방역체계가 해제되지도 않았는데 태양절을 준비하느라 식량가격을 부추기는 당국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신형코로나 감염의 위험성이 여전한데 주민생활 안정은 안중에 없이 정치행사를 준비하는 당국에 대해 원망을 쏟아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학교와 학생들을 통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 원격 강의의 중요성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란 명확한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 강의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