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50년 대 동유럽국가에 보내진 수천 명의 북한 전쟁 고아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즉 기록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이 26일 첫 해외 시사회를 갖게 됩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이 영화를 제작한 김덕영 감독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본 내 한국 교민은 물론 일본인들에게도 북한 체제의 실상을 알리고, 소원해진 한∙일 양국이 북한 인권 문제에 공동 대처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김덕영 감독: 사실은 코로나19때문에 저희들이 쉽게 일본에 입국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계시는 교포 분들께서 자발적으로 모든 걸 진행해 주시고 있고요. 영화가 일본어로 자막이 완성돼 있기 때문에 일본분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일본도 납북자 문제라든지 (북한인권 문제에) 우리나라(한국)와 비슷한 심정을 많은 분들이 갖고 있거든요.
김 감독은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개별적으로 혹은 단체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한국어 자막을 일본어로 번역해주고, DVD를 제작하고, 장소까지 대여해 시사회 개최를 추진했다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제작된 일본어판 DVD는 비매품이지만 '김일성의 아이들'에 대한 많은 이들의 관심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일성의 아이들'은 한국전쟁이 진행 중이던 1950년대 초 동유럽 5개국에 보내진 북한 전쟁 고아들도 당시 북한 내부에서 강도 높게 추진되던 사상 검열과 주체사상 강화교육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고 고발합니다.
김 감독은 폴란드 즉 뽈스까,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 5개국을 찾아가 북한 전쟁 고아들의 친구와 교사 중 현재 생존해 있는11명과의 인터뷰와 각종 기록을 영화에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김 감독은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작품이 폐쇄된 북한 사회의 본질을 잘 묘사하고, 오늘날 북한의 비정상적인 추세가 형성된 배경을 알려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일본 시사회와 더불어 동유럽에서 동유럽국제무비어워드(Eastern Europe International Movie Awards) 본선 진출 소식도 최근 전해졌다고 김 감독은 밝혔습니다.
2020 이탈리아 로마국제무비어워드 최우수 장편기록 영화상 수상을 비롯해 캐나다 토론토 사이러스 국제영화제, 미국 뉴욕국제영화제, 프랑스 니스국제영화제, 유엔 국제이주영화제 등 15개 국제영화제에 본선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폴란드 내 북한 전쟁고아에 대한 연구를 한 폴란드의 니콜라스 레비 씨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구 소련과 동유럽 공산국가들이 단순히 인도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북한 전쟁 고아가 발생한 것은 미국의 한국전쟁 개입의 결과라고 선전하기 위해 동유럽 위탁교육 사업을 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This large initiative was not only conducted for humanitarian reasons but for propaganda purposes as well, used to mark the orphans as one of the consequences of the U.S. intervention in the Korean conflict.)
그는 그러면서 동유럽에서 교육을 받은 북한 전쟁고아들이 북한에 돌아가 기술자나 간호사 통역사 등으로 북한 전쟁 복구 사업에서 일익을 담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중 일부는 김일성 대학 언어학과 학장(deans of languages faculties)이 되기도 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