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음력설연휴 3일간으로 지정...명절공급은 전혀 없어

평양 시내에서 북한 주민들이 즐겁게 설 명절을 보내고 있다.
평양 시내에서 북한 주민들이 즐겁게 설 명절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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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올해 음력 설명절(1월25일)에 주민들에게 3일연휴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명절 특별공급은 없고 대신 김일성·김정일동상 특별경비를 위해 주민동원이 예정되어 있어 주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22일 “오늘 오전 각 공장 기업소와 농장을 비롯한 주민들에게 설 명절 휴식은 25일부터 27일까지라는 당국의 지시가 포치되었다”면서 “설날 휴식이 삼일이지만 주말을 제외하면 하루 더 쉴 수 있을 뿐”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설 명절을 맞으며 당국은 주민들에게 식량은 고사하고 술 한병도 공급하지 않는다”면서 “명절물자는 전혀 공급하지 않고 김일성, 김정일 기념탑을 비롯한 동상을 지키는 특별경비조직만 증강되고 있어 경비인력으로 동원된 주민들 속에서는 당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특별경비는 설 명절 하루 전 24일부터 일주일동안 지속된다”면서 “각 공장 기업소에서 선발된 경비성원들은 지역 보안서와 합동해 연구실을 비롯한 우상화선전물에 화재나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야 경비를 서면서 고생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특히 양강도 삼지연시는 지난해 12월 최고존엄이 직접 관광지구건설 2단계 준공식 테이프를 끊었던 지역으로 일반 살림집과 거리골목까지 특별경비가 두 배로 강화되었다”면서 “삼지연군 행정지역이 올해 삼지연시로 승격되었지만, 주민들 속에서는 시 승격이 당국의 통제만 강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씁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월에는 양력설에 이어 음력설이 이어지고 있어 설명절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주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당국이 공급하는 명절물자는 애당초 기대하지 않지만 장사라도 해서 설명절음식 비용을 벌 수 있도록 노력동원작업만 줄여 주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 속에서 양력설보다 음력설을 즐기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주민들은 1월 내내 퇴비생산에 동원되는 와중에도 짬짬이 돈을 벌어 설명절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설날 음식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평안북도 주민들은 주로 송편과 만두, 돼지족발 등을 준비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가족이 모여 앉아 송편을 빚을 때 송편 안에 동전을 넣는 것이 풍습으로 전해지고 있는 데, 동전이 들어 간 송편을 먹는 사람은 올해 일년동안 돈복이 따른다는 설이 내려오고 있다”면서 “어려움 속에서도 주민들은 설날 송편으로 잘살기를 희망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