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올인’에 말라리아 다시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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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해온 북한 내 말라리아 발병 건수가 2021년에는 약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말라리아 통제에 있어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8일 공개한 ‘2022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World Malaria Report 2022)’에서 지난해 북한 내 말라리아 발병 환자가 2,357명에 달하며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내 말라리아 확진자 수는 10년 전인 2012년에 2만1천850명을 기록한 후 매년 감소해 2020년에는 1,819명까지 떨어졌지만, 2021년 다시 22.8% 오른 2,357명을 기록한 겁니다.

그러나 북한 내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2년 간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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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8일 공개한 '2022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 /WHO

세계보건기구의 말라리아 관련 책임자인 압디살란 누어(Abdisalan Noor) 박사는 6일 온라인 기자설명회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세계보건기구의 말라리아 퇴치 활동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누어 박사 : 지난 2년 간 코로나, 그리고 그와 관련된 혼란들은 말라리아 관리에 있어 부담을 증가시켰습니다. 우리는 세계적으로 약 6만3천명의 말라리아 사망자와 약 1천300만 건의 발병 사례가 코로나 전염병에 따른 혼란의 영향으로 인한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말라리아 발병 건수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북 지원단체의 활동과 물품 지원에 차질이 있었던 것이 북한의 말라리아 통제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북한에 결핵 및 말라리아 퇴치 지원 사업을 하는 국제협력단체 ‘글로벌펀드(Global Fund)’는 지난 9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내 결핵 및 말라리아를 퇴치하는 데 계속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북한에 의약품을 전달하고 지원금 관련 활동을 완전히 이행하는 데는 제약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2021년 북한 내 말라리아 발병 건수 중 해외에서 감염된 사례는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코로나 방역을 위한 북한의 국경 제한을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2021년 북한에서 발견된 말라리아는 모두 삼일열원충(P. vivax)으로, 열대성 말라리아에 비해 비교적 사망률이 낮고 약에 내성이 없어 치료에 용이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또한 북한 주민 약 2천500만명 중 약 1천만명을 말라리아 위험군으로, 위험군 가운데 약 145만명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했습니다.

한편 기자 설명회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세계 최초의 말라리아 백신에 관한 언급도 나왔습니다.

누어 박사는 2023년 말부터 세계의 어린이들이 말라리아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백신을 필요로 하는 국가들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에 요청서를 내면 심사 결과에 따라 백신을 할당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