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최근 중단한 집단체조 '인민의 나라'를 오는 24일 재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진핑(습근평)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일 북한을 공식 방문하기로 예정된 가운데, 이 공연을 미리 관람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복수의 북한 전문 여행 관계자들은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화와 전자우편을 통해 북한 당국으로부터 중단됐던 집단체조 ‘인민의 나라’(People’s Country)가 오는 24일 재개된다고 통보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3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개막공연을 관람한 뒤, 책임자들을 불러 공연을 심각하게 비판하고 중단시켰던 것으로 전해진 바 있습니다.
일본 매체인 아시아프레스(Asia Press)는 지난 6일, ‘인민의 나라’ 공연 중단 결정은 참가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형편없는 대우 때문일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입니다.
이시마루 대표 : 아이들 중에서 60% 정도가 지방에서 뽑힌 아이들이었는데, 지방 학생들에 대한 식사공급이 정말 열악해서 아이들이 울면서 전화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는19일 ‘인민의 나라’가 6월24일부터 10월까지 평양 5·1 경기장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에 따르면 이번 집단체조의VIP석 800유로(미화 약 900달러), 1등석 500유로, 2등석 300유로, 3등석 100유로에 달합니다.
아울러 중국 베이징에 기반을 둔 ‘고려여행사’도 18일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트위터에 집단체조가 24일부터 재개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시진핑 주석이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 간 북한을 방문, 김 위원장과 5번째 정상회담을 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이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과시하기 위해, 시 주석에게 집단체조를 미리 공개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평양 남북 정상회담 기간 동안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 등 남북관계 내용이 추가된 북한의 집단체조를 관람하고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집단체조는 2002년 김일성 주석의 90회 생일을 기념해 ‘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됐습니다.
‘아리랑’은 대규모 수해로 열리지 않았던 2006년을 제외하고 거의 매년 열려왔지만 2013년 공연 이후 중단됐습니다. 이후 북한의 집단체조는 지난해 ‘빛나는 조국’ 그리고 올해 ‘인민의 나라’로 명칭이 변경됐습니다.
북한의 집단 체조는 수 만 명의 어린 학생들이 수 개월 간의 연습과 공연에 동원되며 인권 유린을 당한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동원된 어린이들은 폭염 속에 약 3개월간 공연에 나서기 때문에 일사병으로 사망하거나 방광염, 심장병 등에 걸리는 일이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지난달 개최된 노르웨이 오슬로 자유포럼에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국제사회가 아동착취가 자행되는 북한의 집단체조 공연 관광을 보이콧(거부)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특히 태 전 공사는 “북한은 매년 집단체조를 보여주고 있는데, 6~9세 어린이들이 6개월간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강제로 연습을 해야 한다”며 “매스게임의 관객들은 대부분 유럽인들이며 (북한 집단체조) 관광을 주선하는 유럽 관광회사들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