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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소녀의 책가방에 미국의 유명한 만화영화 주인공인 '미키 마우스'가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끕니다. 이 책가방은 북한의 장마당을 거쳐 유통된 중국 제품인 것으로 보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인이 찍은 북한 어린이들의 모습입니다. 외국인이 디지털 사진기로 찍은 사진을 보여주자 신기한 듯 매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이 중 한 여학생의 책가방이 눈에 띕니다. 분홍색 가방에 그려진 귀여운 쥐 모양의 그림은 미국의 대표적인 만화 주인공인 ‘미키 마우스’입니다. 귀가 커다랗고 둥근 것이 특징인 ‘미키 마우스’는 미국 월트 디즈니 회사의 상징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만화 주인공 중 하나입니다.
알록달록 여러 색깔로 쓰인 영어 글씨와 앙증맞은 표정의 ‘미키 마우스’ 그림이 어우러진 이 책가방은 다른 학생이 매고 있는 가방과 비교해 유난히 도드라져 보입니다.
이 책가방은 여느 물건과 같이 북한의 장마당에서 구입한 중국산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국산 제품 가운데에는 이같이 미국을 상징하는 '미키 마우스'나 '나이키' 제품을 모방한 물건이 많고 북한 사람들이 별다른 의도 없이 장마당에서 구입해 사용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또 '미키마우스' 가 그려진 책가방은 2007년 북한에서 개봉돼 8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한 여학생의 일기(A School Girl's Diary)'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 여고생이 들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대북 라디오방송인 '자유북한방송'도 지난달 함경남도 함흥의 거리에서 가슴에 '예수님은 나의 왕'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은 소녀의 사진을 14일 공개했습니다. '자유북한방송'은 이 옷도 중국을 통해 들어왔으며 북한 사람들은 영어로 쓰인 글씨가 무슨 뜻인지 모르고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북한 내 청소년과 어린 학생들의 사진을 보면 영어가 쓰인 옷을 입거나 물건을 가진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와 탈북자는 북한의 장마당에서 유통되는 책가방과 옷 중에 이처럼 서방 국가의 문화나 종교적 색채가 담긴 그림이나 글이 여과 없이 흘러들어 가는 사례가 있다며 특별한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