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손전화 요금 충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은 한 달에 요금충전을 얼마나 하고 계십니까? 200분 기본 통화시간을 아끼고 아껴서 그 안에서 해결하는 분들도 계실테고,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체신소에 가서 요금카드, 북한에서는 돈카드라고 부른다고 하죠, 이 카드를 사서 충전하고 계실 겁니다.
200분 기본 통화시간은 안 쓰면 그냥 없어지니까, 굳이 남길 필요없이 열심히 쓰시겠죠. 대신 150원씩 들어오는 기본 전화돈은 다음달로 넘길 수 있으니까 생각을 잘하고 쓰셔야겠네요. 전화돈은1분에 4원 정도 빠져나간다고 들었습니다.
기본 통화시간과 전화돈을 다 쓰고 나면 체신소에 가서 요금충전을 해야하는데, 이걸 굉장히 귀찮아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탈북자분들이 ‘체신소 가는 게 시끄럽다’고 하는 말을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했습니다. 시끄럽다는 한국에서 조용하다의 반대말로 쓰이거든요. 북한에서는 성가시다, 귀찮다, 이런 뜻으로도 쓴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북한에서도 인터넷이 일반 주민들에게 허용된다면 시끄럽게 체신소에 갈 필요가 없을 겁니다. 저는 한국에 갈 때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돈을 주고 손전화 통화시간을 사는데요, 한국에 있는 동안 손전화를 얼마나 쓸지 몰라서 일단 20~30달러 정도 사서 쓰고, 모자르면 더 충전합니다. 통화시간이 남으면 못 쓰고 미국으로 돌아와야 하니까요.
충전할 때는 굳이 전화회사 봉사소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손전화나 컴퓨터로 전화회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요금을 내고 충전하면 되니까요. 신용카드만 있으면 카드번호와 제 이름, 전화번호를 입력해서 바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에서 발급받은 신용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합니다.
미국에서 선불 요금제 손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에는, 미리 한 달에 얼마를 낼지 정합니다. 보통 30 달러에서 70달러 사이에서 고르면 되는데요, 통화시간과 통보문은 무제한으로 쓰게 합니다. 대신 인터넷 사용에 필요한 데이터 요금을 비싸게 받죠. 30달러를 내면 한 달에 500MB, 40달러를 내면 3GB, 이런 식으로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올라갑니다.
요금을 충전하고 싶으면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전화회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됩니다. 무심코 손전화로 동영상을 오래 봤다가 금방 요금이 바닥나서 다시 충전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게 시끄러우면 처음부터 돈을 많이 주고 무제한 데이터 사용 서비스를 고르면 됩니다. 미국에서 제일 큰 전화회사가 버라이죤인데요, 이 회사는 한 달에 70달러를 내면 음성통화와 통보문 뿐만 아니라, 데이터까지 무제한으로 쓸 수 있게 해줍니다.
요금은 처음에 기본 데이터 사용량을 살 때나 새로 충전할 때나 차이가 없습니다. 반면에 북한에서는 충전요금이 기본요금의 10배이상 높죠. 만약 미국이나 한국에서 전화회사가 이런 요금제를 실시한다면 당장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서 회사가 망할 겁니다. 통신회사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회사가 이용자들에게 불리한 요금제를 도입한다면 손님들이 모두 다른 회사로 옮겨가겠죠.
북한도 최근 들어서는 각종 현금카드를 도입해서 전자상거래를 유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호응이 신통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공식 은행을 믿지 않고, 2009년 화폐개혁 이후로는 북한돈마저 신용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은행과 체신소에 가서 분기카드와 요금카드를 충전하도록 제도를 바꿨지만, 이용이 불편하다는 주민들의 불만이 많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손전화 요금충전은 계속해서 시끄러운 일이 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