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신년벽두부터 동원에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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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주민들은 새해 벽두부터 거름생산과 주민집회에 소집되는등 동원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요즘엔 무슨 이유에선지 밤중에 주민집회를 조직하거나 맹추위속에 거름생산에 동원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지난 12월 31일 "오늘 신의주시 주민들은 하루 종일 맵짠 추위속에서 거름을 나르느라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면서 "새해 벽두부터 시작될 신년 첫전투인 농촌에 지원할 거름을 미리 준비하느라 동원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마다 여기(북한)서는 새해의 시작을 농촌지원전투인 거름전투로 시작하지만 여태껏 식량문제가 제대로 풀린 적이 없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식량문제 해결에 도움도 안 되는데 주민동원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당국의 거름전투 동원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금까지 일년 내내 수많은 국가 행사를 벌이고 거창한 당의 정책들이 쏟아졌지만 주민생활이 나아지지 않고 더 어려워진 게 현실"이라며 "일부 주민들은 맹추위속에 밤 늦은 시간까지 인분퇴비를 실어나르며 거름과제를 수행하다가 분통을 터뜨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신년거름생산 준비작업에는 공장 기업소, 인민반, 학생들까지 동원되었다"면서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각 가정에서 새해를 맞이할 명절준비도 하지 못하게 저녁 늦게까지 주민회의를 소집하고 인분을 실어 나르도록 동원해 주민들이 격앙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새해 첫날에는 특별경계령이 내려지고 새벽부터 태양상 (김일성.김정일동상)에 헌화한 다음 신년정치행사에 참가해야 한다"면서 "연말연시 중요한 시간을 당국에서 주민집회와 동원으로 빼앗고 있지만 이 시기에 사상적 문제에 걸려들면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어 주민들은 할 수 없이 동원에 나서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일 "오늘 설날을 맞이하여 오전 9시부터 각 조직별로 모여 친필서한 전달식을 가졌다"면서 "이른 아침에 청진시 포항광장에 있는 김일성 김정일 태양상에 꽃을 증정하고 조직별로 신년집회를 가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예상외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고존엄의 신년사는 없고 대신 친필 연하장이 전달되었다"면서 "새해를 맞이해 최고존엄이 단 몇자의 친필서한으로 전체 인민들에게 신년인사를 전한데 대해 주민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부 주민들은 친필연하장에서 '온 나라 모든 가정의 소중한 행복이 더 활짝 꽃피기를 바라며 사랑하는 인민들의 귀한 안녕'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말은 안 하지만 '우리가 누구 때문에 이 고생을 하는지 모르는가' 라고 되묻고 싶은 표정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주민들은 김정은집권 10년이 되도록 김일성, 김정일시대보다 더 어려워진 현실을 개탄하고 있다"면서 "세계적으로 우리(북한)보다 더 어렵게 사는 나라가 없다는 사실을 주민들이 모두 알고있는데 인민사랑이란 친필 서한에 대해 무슨 말이 필요 하겠냐"고 반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