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대, 이념 주입 고려한 ‘평양 건축물’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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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평양의 건축물과 그 특징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서적이 미국에서 최근 출간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동부 보스톤에 위치한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운영하는 출판사, ‘MIT 프레스’가 평양 건축물과 도시 설계에 대해 광범위하게 다룬 책 ‘모델 시티 평양(Model City Pyongyang)’을 지난달 발간했습니다.

이 책은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탈리아계 건축가인 크리스티아노 비앙키(Cristiano Bianchi)와 크리스티나 드라픽(Kristina Drapic)이 지난 2015년부터 북한을 직접 방문해 찍은 사진 200장과 건축 전문가의 설명이 담겨 있습니다.

이 중에는 일반 외국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만경대 소년궁전 내부나 신축 건물 설계도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저자들은 한국전쟁 이후 철저히 북한 정권의 계획에 따라 설계된 평양의 건축물이나 광장, 거리 등이 주민들에게 북한식 사회주의 이념을 심어주기 위한 선전용 도구로서 독특한 성격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저자들은 또 현대로 접어들어 평양의 많은 건물들이 재개발 되는 과정에서 내부 장식들이 많이 줄어드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2012년 건물들에 대한 대대적인 재개발 사업에 들어가면서 건축양식이 더욱 단순화, 현대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민간단체 국제정책센터(CIP)의 헨리 페론 선임연구원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평양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과거와 비교해 건축 양식의 실험적인 특징이 줄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페론 선임연구원 : 대부분의 큰 재개발 사업은 거주용 아파트 건축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들은 이전 평양 빙상관과 같이 실험적인 건축 양식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페론 선임연구원은 또 북한의 과학기술 발달 기여자 우대용으로 2016년 완공된 ‘미래과학자거리’의 아파트를 언급하면서 김정은 시대에 들어선 신축 건물들은 강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저자들은 북한 당국으로부터 건축물 촬영에 대한 사전 허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일반 주택을 촬영할 수 있는 거리나 북한 지도자 동상 사진에 대한 편집, 군인을 촬영하지 못하는 등의 제약이 따랐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