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예술단 지방 순회공연에 암표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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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모란봉악단을 비롯한 대표적인 예술단들이 지방 순회공연을 하면서 특석 입장권을 빼돌려 정상가의 15배가 넘는 암표로 판매해 주민들의 원성을 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은 공훈국가 합창단, 모란봉악단, 왕재산예술단 등 3개 예술단으로 구성된 합동 지방순회공연을 통해 대북제재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주민들을 달래고 있습니다.

당창건 기념일(10월10일)을 며칠 앞두고 신의주시에서 공연을 관람했다는 한 주민 소식통은 “이 공연 입장권의 정상가격은 일등석이 국돈(북한 돈) 8,000원으로 쌀 한 킬로 반 정도의 값어치이지만 정상가격에 일등석 표를 산 사람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공연을 주관한 지방기관에 의해 일등석 입장권은 빼돌려져서 야매표(암표)로 정상가격의 15배~22배가 되는 100~150위안에 판매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연은 워낙 인기가 높아 하루 세 차례(오후 3시, 6시, 9시)나 공연되었고 원래 예정된 열흘 공연외에 3일을 더 추가하는 ‘요청공연’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무대가 잘 보이는 일등석 입장표는 공연을 주관하는 기관에 의해 대부분 빼돌려졌다”면서 “일등석 표는 15배가 넘는 야매표(암표)로 팔려 모처럼 지방주민을 위한다는 공연에서도 당국이 외화벌이를 하는 게 아니냐는 주민들의 반감을 불러왔다”고 밝혔습니다.

작년에 이런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다는 함경북도 청진의 주민 소식통도 “유명 예술단의 지방공연에서는 일반 주민들은 야매표가 아니면 좋은 자리의 표를 구할 수가 없다”면서 “비정상적인 야매(암시장) 가격이 장마당은 물론 우리 내부의 모든 분야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공훈국가합창단이나 왕재산악단은 모란봉악단만큼 주민들로 부터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평생 한 번 볼까말까 한 모란봉악단 공연을 보기 위해 비싸지만 야매표라도 구입해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공연이 대부분 수령님, 장군님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어 답답하기는 하지만 워낙 노래솜씨와 춤솜씨가 뛰어난 최고의 예술단이다 보니 모란봉악단과 국가 예술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 주민들은 큰 돈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신의주 공연을 끝낸 예술단은 자강도로 이동해 강계에서 주민대상 공연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