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발생 초기 때부터 북한은 여전히 감염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인지 탈북자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과학원 연구원 출신인 한국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의 이민복 대표는 북한 당국의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0명’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습니다.
이 대표는, 나중에 감염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당국이 한 번 내뱉은 말은 김 씨 부자의 권위로 연결되기 때문에 쉽게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결국 북한 당국은 지금 주민들의 감염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겁니다.
이민복 대표: 코로나가 발생됐나 안 됐나 하는 것은 북한 발표도 믿을 것이 안 되구요. 그것이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북한은 아무리 통제를 한다 해도 밀무역 등 무질서 하다 보니, 그게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대책이 아예 없거든요.
하지만, 북한 외무성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다 탈북해 지금은 제3국에서 망명 절차를 진행 중인 김 모씨는 북한의 주장이 어느 정도 가능성은 있다고 같은 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2012년에 발생했던 메르스 전염병 사태 당시 북한은 강력한 주민통제로 전염병 확산을 막았던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모 전 북한 외교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없을 확률은 60~70% 정도 됩니다. 왜그러냐면, 북한은 독재국가이다 보니까 하부 말단조직까지 정밀한 행정체계가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개개인에 대한 통제를 더 강화할 수 있다는거죠.
그러면서도, 북한 내에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북한 당국은 이번 사태를 내부적으로는 결속을 다지고, 대외적으로는 체제를 선전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모 전 북한 외교관: 사회주의국가로서 국가가 모든 걸 장악하는 중앙통제권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사회주의 국가들에게만 있다 뭐 이런 식의 체제선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 국제탈북민연대의 김주일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준공식에 나타난 것은 자국 내 감염자 발생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주일 사무총장: 종합병원, 병원에 관한 뉴스가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홍보로 나온다고 할 때는 북한에서 감추고 싶은 코로나 환자들이, 확진 환자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감염자가) 많으니까 코로나에 대한 주민들의 공포를 없애기 위해서, 그리고 당이나 김정은이 종합병원을 세우는 것은 북한 사회가 바이러스로부터, 전염병으로부터 안전단계에 있다는 것을 홍보하는 것입니다.
북중 국경지역에서 탈북자 구출을 돕고 있는 탈북자 김민기 씨는 소식통을 인용해 양강도 혜산시 등 북중 접경지역에는 감염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도, 북중 국경 봉쇄가 해제되면 뒤늦게라도 북한에서 감염자가 대거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김민기 씨: 코로나가 더 늦게 나타날 수 있어요, 유럽보다 더 뒤로. 전염병이 더 뒤로 번질 수 있어요. 모든 생계가 중국을 통해서 (이뤄지니까요). (지금은) 일단 접경지역에는 (감염자가) 없대요. 하지만 만약에 한 명만 걸려도 걷잡을 수 없게 될 거예요.
한편,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없다는 북한 측 공식 설명과 달리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 미군 사령관은 지난 13일 북한 내 발병을 꽤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22일 이와 관련해 북한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면서 기꺼이 도울 의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