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중감소 심각한 수준 아냐, 선전에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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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북한 총비서의 갑작스런 체중감소가 심각한 건강이상과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도자의 체중감소를 체제 선전에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최근, 이달 중순 평양에서 열린 국무위원회연주단 공연 소식을 텔레비전으로 전하면서 평양 주민의 인터뷰를 방송했습니다.

북한 주민: 우리 사람들이 제일 가슴 아파 한 것은 나부터도,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수척해진 모습을 보았을 때, 우리 인민들은 제일 가슴 아팠다는 걸. 모든 사람들이 다 말합니다. 눈물이 저절로 나온다고… <조선중앙TV>

인터뷰를 한 중년 남성은 김정은 총비서의 수척해진 모습을 보고 북한 주민들이 걱정이 많았다고 밝혔는데, 이처럼 북한 지도부의 건강상태를 북한 매체가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관측입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Ken Gause) 적성국분석 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심각한 질환으로 인해 김 총비서의 체중이 짧은 기간 안에 급속도로 감소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예전보다 건강이 더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또, 어려운 여건 속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방송에 담겨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스 국장: (북한처럼) 굶주리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에서 매우 과체중인 지도자를 갖는 것이 좋은 이미지는 아니라는 것을 북한 정권도 이해한다고 생각합니다.(I think the North Korean regime understands that, you know, in a country where there are pockets of people starving, to have a very overweight Supreme Leader is just not a good image.)

미국의 북한전문가인 오공단(Oh Kongdan) 박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지도자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측근의 의료진 밖에 없다며 항간에 떠도는 건강이상설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 박사는 또, 오히려 정권을 지탱하기 위해 건강을 유지해야겠다는 김 총비서의 자각 또는 주변의 권유로 체중감량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살이 빠진 지도자의 모습마저 선전선동에 이용하는 독재국가의 전형적인 모습을 북한이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공단 박사: 남의 눈에 보기에도 확 살이 빠졌으니까, 뭔가 빌미를 만들어서 그걸 또 긍정적으로 과대평가를 하는게 굉장히 필요하잖아요. 언제나 수령위주의 사회니까... 이번에는 살이 빠진 것을 '우리 주민들을 위해서 너무나 고생하시면서, 잠도 못 주무시고 그래서 저렇게 수척해지셨구나' 이렇게 선전을 하는거죠.

북한문제 전문가인 미국의 마크 배리(Mark Barry) 국제세계평화학술지 편집장도 같은 날 전자우편을 통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 총비서가 체중감량을 위한 프로그램을 하고 있거나 소화관 절제수술을 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건강에는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배리 편집장: 체중감량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던 간에, 김정은은 장기적으로 건강 증진을 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도자가 봄과 여름에 식량부족으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전목적에 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Surely whatever was done to obtain weight loss was for the sake of improving Kim's health over the long-term. However, it does serve a propaganda purpose to portray Kim's weight loss as if he were suffering along with his people due to the adverse food situation this spring and summer.)

한편,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지난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 22일부터 국가보위성이 김정은 총비서의 건강과 관련된 유언비어를 비밀리에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또, ‘요즘 간부들은 물론 일부 주민들 속에서도 김 총비서가 지난달보다 눈에 띄게 살이 빠져있어 건강에 진짜 큰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의문과 함께 김 총비서가 고혈압을 비롯한 여러가지 질병이 있어 수명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NK뉴스’는 이달 초 ‘김 총비서의 체중이 당뇨병과 기타 합병증, 그리고 고혈압 등 성인성 질환과 같은 건강 이상에 따라 급격히 감소했을 경우, 후계구도나 체제 안정성 문제 등이 거론될 수 있는 만큼 한미일 3국 정보당국이 김 총비서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