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함경남북도 당국이 폭우로 끊어진 통신망 복구작업에 가두 여성과 농장원까지 동원해 주민불만이 크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8일 “도당과 도인민위원회가 앞장서서 이달 초 폭우로 끊어진 국가통신망 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되었다”며 “공장, 기업소뿐 아니라 협동농장과 인민반에도 복구작업 구간이 할당돼 가두여성(주부)들과 농장원까지 동원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달 초 내린 폭우로 동해안에 위치한 영광군, 락원군 등 여러 지역에서 중앙과 연결된 통신 빛섬유카벨(광케이블)과 각 체신소(우체국), 기관, 농촌리와 연결된 통신선이 끊어져 피해지역의 통신망이 완전히 마비됐었다”면서 “요 며칠 사이 새 케이블을 투입해 끊어진 통신망을 복구하기 위한 공사가 깜빠니아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락원군에서는 공장, 기업소는 물론, 기계전문학교 학생들과 가두 인민반 여성(주부)들까지 새 카벨을 늘이는 공사에 모두 동원되었다”며 “통신카벨을 묻기 위해 깊이 1,2m, 너비 0.6m의 땅을 파야 하는데 1인당 5m씩 구간이 할당되어 여성들과 학생들까지 힘들게 땅을 파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하여 “자전거가 없는 사람들은 읍에서 멀리 떨어진 작업 현장까지 사흘간이나 점심밥을 싸들고 걸어 다니며 곡괭이와 삽으로 땅을 파느라 고생을 했다”면서 “함경남도 빛섬유통신선로관리소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정해진 깊이로 땅을 팠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합격을 줘야 새 케이블을 늘이고 흙을 덮은 뒤 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도당 군사위원회는 확대회의를 열고 일군(간부)들과 근로자들 모두가 떨쳐 나서서 피해복구에 총동원된다고 했지만 군당과 군인민위원회 간부들은 땅 파는 작업은 하지 않고 잣대를 들고 각 구간을 오가며 구덩이를 규격대로 팟는지 감독만 했다”면서 “인민반에서 나온 작업자들도 간부 집 부인과 돈 있는 여자들은 후방사업을 한답시고 국돈 3만원을 내고 복구 작업에서 빠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8일 “부령군에서도 폭우로 인해 도소재지인 청진과 연결된 통신케이블이 땅위에 드러나고 끊어지는 등 통신망이 파괴돼 복구공사가 진행됐다”며 “군당으로부터 세멘트공장을 제외한 모든 공장, 기업소들에 종업원수에 따라 작업 구간이 할당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심지어 가두여성(주부)들과 농사일로 바쁜 농장원들도 이틀간 케이블 공사에 동원됐다”면서 “부령은 산이 많은 지역이라 돌과 바위가 많은데 굴착기 같은 기계수단이 하나도 없어 순수하게 사람들이 곡괭이로 땅을 파느라 큰 고생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긴급하게 진행된 케이블 공사가 다 끝나 지금은 통신망이 회복된 상태”라면서 “공사에 동원된 많은 사람들이 ‘나는 집에 유선전화도 없고 손전화기도 없는데 왜 이런 공사에 동원돼 고생해야 하는가’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