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총각들, 재력 있는 연상∙이혼녀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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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심각한 생활고에 지친 북한 총각들이 웬만큼 재력만 갖추고 있다면 연상의 여인이나 이혼녀와의 결혼을 오히려 선호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안주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7일 “요즘엔 총각들이 평범한 처녀보다 이혼을 했어도 돈을 잘 버는 연상의 여성과 결혼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특히 오랫동안 사회와 격리된 생활을 하다 제대한 제대 군인들속에서 재력이 있는 연상의 과부 여성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990년대 말 혁명시인 리찬이 오랜 짝사랑 끝에 10년 연상의 여인과 결혼하는 내용을 담은 예술영화 ‘민족과 운명 카프 작가’ 편이 나온 후 한 때 연상의 여성과 결혼하는 것을 의미하는 ‘리찬식 사랑’이 유행했었다”면서 “그 후 당국에서 연상의 여인과 결혼하는 것이 사회주의 생활양식과 배치되는 생활풍조라고 통제하면서 거의 볼 수 없었던 ‘리찬식 사랑’이 코로나 사태로 생활고가 심화되면서 다시 유행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10년씩 군사복무를 하면서 여자 손목 한번 잡아보지 못한 청년들은 대부분 제대하면 결혼부터 서두른다”면서 “하지만 군대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청년들이 사회 물정을 잘 모르고 장사도 할 줄 몰라 생활 형편이 괜찮은 집의 처녀들은 대학 추천을 받지 못하고 제대한 군인과 결혼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전에는 제대해 고향에 돌아오면 부모님이 점 찍어 두었거나 친척이나 이웃이 소개해주는 인물 곱고 나이도 맞는 여성을 만나 결혼하는 것이 보통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많은 제대군인들이 장사 잘하고, 돈 잘 버는 여성을 만나길 원하며 그런 여성이 최고의 신붓감으로 인정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혜산에서도 집이 있거나 재산이 있는 연상의 과부 여성이 최고의 신붓감으로 꼽히고 있다”면서 “우리 아파트에 사는 한 과부 여성은 나이가 33살이고 6살 된 딸도 있지만 제대군인 총각을 만나 이달 말에 재혼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군에서 제대한 청년들은 돈도 없고 힘도 없어 결혼해서 살 신혼집을 구하는 것은 물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워 낙담하고 있다”면서 “그러다보니 총각들이 인물이 곱고 나이가 적어도 돈이나 재산이 없는 평범한 집 처녀보다는 비록 아이가 딸린 과부라 하더라도 장사를 잘하거나 살 집과 경제적 토대(기반)를 갖춘 연상의 여성과 결혼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사회적으로 이혼한 독신 여성을 좋게 보지 않는 인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면서 “‘과부’라는 말이 듣기 싫은 여성들이 아직 사회생활을 겪어보지 않은 순진한 젊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도 이해되는 현상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금과 같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장사를 잘 하거나 돈만 있으면 배를 곯지 않고 괜찮게 살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서 “날이 갈수록 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욕망은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노동당도, 사회주의도 중요하지 않고 오직 돈만 많으면 된다는 인식이 깊어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노동당에서 우리식 사회주의 우월성이라며 요란하게 선전하던 누구나 고르게 잘 사는 ‘평등사회’에 대한 희망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라면서 “우리나라는 지금 겉만 번지르르 한 사회주의이지, 실지로는 돈이면 뭐든 다 가능한 ‘황금만능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