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지난 연말을 기해 해외노동자들이 대거 귀국한 것을 두고 “원수님의 배려에 따라 귀국하게 된 것”이라고 주민들에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번 주초 중국을 방문한 평양의 한 화교 소식통은 “북조선 당국이 지난 연말 집중적으로 귀국한 해외노동자들에 대해 거짓 선전을 하고 있다”면서 “오랜 기간 해외에서 외화벌이 하느라 고생한 노동자들이 ‘원수님(김정은)의 배려로 그리던 조국으로 돌아와 편히 지내게 되었다고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인민반 회의 등을 통해 북조선 당국의 이 같은 선전을 들은 귀국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이 말이 얼마나 새빨간 거짓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함부로 그런 사실을 발설했다가는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어서 사정을 잘 모르는 주민들은 그런 선전 내용을 믿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당국은 아직도 해외에서 돌아오지 않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설명은 일체 하지 않는다”면서 “웬만큼 바깥 사정을 아는 주민들은 유엔제재 때문에 해외 노동자들이 강제 철수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지만 누구도 이런 사실을 확인하거나 의혹을 제기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우리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은 미제 때문이라고 (당국에서) 늘 선전해왔는데 이번 해외노동자 귀환에 관해서는 미국을 비난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일단 원수님의 특별 배려로 (해외)노동자들이 귀국했다고 했으니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미국이나 국제사회를 비난하기는 어렵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당국의 선전 내용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는 이번 말고도 무수히 많았다”면서 “하지만 이에 대해 이의나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고 알아도 모르는 척, 보고도 못 본 척 해야 하는 것이 북조선 사람들의 생존 방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당국이 주민들에게 하는 선전 내용이 거짓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마련”이라면서 “머지 않은 시일 내에 주민들도 해외 노동자 귀국 조치가 유엔제재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