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밀수출 수산물, 품질문제로 헐값에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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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북제재 속에서도 밀수출을 통해 꾸준히 중국에 반입되고 있는 북한의 수산물이 품질관리를 제대로 못해 헐값에 중국업자들에 넘겨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어부들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잡아온 수산물들이 품질 관리 부실로 중국 업자들로부터 제 가격을 받지 못하고 헐값에 넘겨지는 경우가 많다는 소식입니다.

중국 뚱강(東港)의 한 수산물 업자는 “밀무역을 통해 들어오는 북조선 수산물 대부분이 품질관리 상태가 아주 엉망”이라면서 “이 때문에 북조선 수산물은 애초에 약속했던 값을 다 줄 수가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에서 들어오는 냉동 낙지(오징어)의 경우 품질 관리만 잘 되었다면 톤당 23,000 위안까지 주고 사들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요즘 들어오는 북조선 냉동 낙지에는 이물질이 많이 섞여 있는데다 선별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크기가 큰 것과 작은 것들이 뒤섞여 있고 낙지(오징어)의 귀나 다리들이 잘려 나간 채 흠집이 많아 상품으로써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것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렇게 들여온 냉동 낙지는 일단 해동해서 선별 작업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도매상들에 판매할 수가 있다”면서 “밀수로 팔려다 보니 선별작업이 제대로 되었을리가 없고 이런 이유들 때문에 우리는 원래 약속된 값을 지불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사정이 그런데도 북조선 대방은 막무가내로 원래 약속했던 금액을 내놓으라고 떼를 쓰지만 우리가 거절하면 어렵게 밀수 배를 동원해 가져온 것을 도로 가져갈 수도 없는 터라 결국은 헐값에 넘길 수 밖에 없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의 또다른 수산물 업자는 “북조선에서 밀수로 들여오는 수산물에 얽힌 전후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중국 업자들이 의도적으로 밀수로 들여온 북조선 수산물 가격을 후려치는 것으로 오해를 할 수도 있다”면서 “매번 헐값에 수산물을 넘길 수밖에 없으면서도 해산물 품질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는 북조선 밀수 대방들의 심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밀수로 들여온 북조선 수산물 거래에서 품질 문제로 가격 시비가 자주 일어나자 북조선 대방들은 수산물을 밀수로 보내기 전 대금을 먼저 보내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돈을 먼저 보내면 북조선 측에 꼼짝없이 당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수산물 업자들은 북조선 측 요구를 일축해버린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