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중 간을 오가며 장사를 하는 화교 보따리 상인들 중 일부가 유엔 제재 품목을 북한으로 밀반입하는 밀수행위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교 보따리 상인들이 북-중 간의 밀수에 적극적인 이유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변경도시의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을 오가며 장사를 하는 화교 상인들 중에는 중국당국이 북조선으로 반출을 금지한 품목을 밀수를 통해 북조선에 들여가 돈벌이를 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이들은 전문밀수꾼을 동원해 강무역(밀수)을 통해 제재 품목을 북한에 밀반입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들 화교 보따리상인들은 한 번에 20만 위안에 해당하는 제재품목을 북조선으로 들여갈 정도로 보따리상 치고는 큰 손들”이라면서 “이들은 대개 부부간이나 부자지간이 함께 밀수꾼들과 조를 이루어 강무역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부부 중 한 사람은 중국 쪽에서 물건을 넘겨주는 일을 맡고 다른 한 사람은 (북한에) 먼저 들어가 밀수꾼이 반입해온 짐을 받아 북한측 대방에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가족이나 부부가 조를 이뤄 움직인다는 얘깁니다.
소식통은 또 “밀수 전문 화교상인들이 취급하는 품목은 북조선에 들여가기만 하면 돈이 될 만한 물건들로 모두가 유엔 제재품목이기 때문에 밀수꾼과 변경수비대 등에 들어가는 수수료(경비)를 제외하고도 상당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예를 들자면 길림(지린)성 장백현에서 밀수꾼을 통해 혜산까지 밀수품을 옮기는 비용은 70kg짜리 짐 한 개(마대포장)에 평균 200위안 정도”라면서 “하지만 만약 단둥에서 신의주 쪽으로 밀수품을 운반하려면 비용이 장백-혜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들어간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 이유에 대해 “밀수선으로 도강해야 하는 강폭이 (장백-혜산 보다) 훨씬 더 넓은데다 변경수비대(중국)와 국경경비대(북한)에 대한 사업(로비)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조선족 소식통은 “화교 상인들이 북조선에 들여가는 품목은 주로 주민일상생활과는 무관한 자동차 부품, 양수용 펌프, 디젤 발전기, 전자식 자물통 같은 품목들”이라면서 “이 같은 물건들은 북조선의 기관 기업소와 고위 간부들 또는 돈주들에게나 필요한 물건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들 화교 보따리상인들과 밀무역을 전문으로 대행해주는 밀수꾼들은 밀무역이 활발해질수록 큰 돈벌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오히려 반기고 있다”면서 “이들이 지속적으로 밀무역을 통해 돈벌이를 하는 것은 유엔 제재품목을 어떻게 해서라도 북조선에 들여보내야 하는 중국과 북조선당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