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새 고층 아파트 입주율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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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개인 돈주들이 투자해 지은 신의주의 고층 아파트가 완공된 지 반년이 지나도록 당초 예상과 달리 입주율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는 이례적으로 자금 출처도 묻지 말고 투자자들의 이윤도 보장해주라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침에 따라 돈주들의 투자금으로 지었다는 신의주의 신축 고층 아파트들이 완공된지 반년이 넘도록 입주자들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압록강 맞은편 중국 단둥에서도 분명하게 보이는 신의주의 고층 아파트들은 마치 발전된 신의주의 모습을 과시하는 듯 하다고 단둥 주민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최근 "새로 지어진 고층 아파트들이 얼마나 팔렸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전체 아파트에 사람이 입주한 세대는 절반도 안 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초저녁에 한 두 시간씩 전기불이 들어올 때 고층 아파트를 보면 불이 켜진 집은 전체 가구의 1/3 정도밖에 안 된다"고 전하면서 "불이 켜지지 않은 집은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입주율이 저조한 것에 대해 소식통은 "전기문제로 승강기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데다 무엇보다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식수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신의주의 땅집(일반주택)들도 전깃불 보기가 힘들고 수돗물은 아침저녁으로 한 두 시간 찔끔거리며 겨우 나오는 형편인데 그렇게 높은 고층 아파트에 어떻게 제대로 물을 공급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신의주의 대방과 거래하고 있다는 단둥의 한 무역업자는 "신축 고층아파트에 입주한 일부 주민들이 단둥을 드나드는 트럭 운전수를 통해 전기펌프를 들여가고 있다"며 "아파트 주민들은 전기펌프를 아파트 내 수도관에 연결해 물을 뽑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층 아파트들에서 펌프를 이용해 물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아파트가 들어선 주변의 땅집들은 수돗물이 나오지 않게 되고 이들도 식수난 해결을 위해 중국산 전기펌프를 수도관에 연결해 물을 퍼올리는 한심한 물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신의주 토박이라는 한 주민소식통은 "위화도에 있는 신의주 수돗물 정수장은 인구 5만이었던 일제 강점기 시절에 만든 것을 지금까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인구 30만이 넘는 오늘날에도 이 정수장에 의존하고 있으니 신의주 주민들이 식수난을 겪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