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전국의 수산사업소에 대한 검열 착수와 동시에 수출을 중단 했던 낙지(오징어) 수출을 1주일 만에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수출 조건이 까다로워져 북한의 낙지 수출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지난 20일부터 전국의 수산사업소에 대한 검열과 동시에 수출을 금지시켰던 낙지(오징어) 수출을 27일 부터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관련 소식통은 25일 “강 건너 신의주에 있는 무역 대방으로부터 월요일(27일)부터 낙지 수출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낙지 구매의향이 있는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전국에 걸친 수산사업소 검열과 함께 낙지수출이 중단되었고 수산사업소 검열이 아직도 진행중이어서 수출금지조치가 오래갈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런데 예상외로 딱 1주일만에 수출이 재개되는 것을 보면 외화사정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런데 수출 조건이 전보다 대폭 까다로워져서 중국 수입업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반길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라면서 “중국 측 수입업자가 낙지 대금의 80%를 먼저 선입금해야 한다는 것이 북조선 측이 새롭게 내건 수출 조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조선 대방은 이 같은 결정은 위(당)에서 내린 지침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이번 수출중단 조치가 있기 전에도 북조선에서는 낙지수출의 경우, 수출대금의 반(50%) 이상 선납을 요구해 중국 수입업자와 밀고 당기기를 계속해 왔으며 협상을 통해 선금 비율을 다소 융통성 있게 조정하여 거래를 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또 다른 무역관련 소식통은 “북조선이 낙지수출에 대한 조건을 대폭 강화한 것은 중국 수입업자들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동안 자신들이 중국업자들의 신뢰를 저버린 것을 생각지 않는 적반하장 격인 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선금을 받고나서 북조선이 보내오는 낙지를 보면 많은 경우, 품질 관리가 엉망이어서 중국 수입업자들은 물건을 인수하면서 원래 계약했던 금액을 다 주지 않고 일정 금액을 제하고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면서 “이럴 경우 북조선에서는 어렵게 밀수 배로 들여간 낙지를 도로 가져가지도 못하고 중국 수입업자가 정하는 가격에 넘겨줄 수 밖에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측이 요구하는 80% 선금 조건은 중국 수입업자들로서는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면서 “낙지를 수출할 곳이 중국 말고는 마땅치 않은 북조선 입장에서 80% 선금 조건을 계속해서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낙지 수출의 앞날이 그리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북한은 올해 오징어(낙지)가 풍어인 동해바다에서 상당량의 낙지를 잡아들이고 있으나 전기와 시설 부족으로 냉동보관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잡아올린 낙지를 대부분 건조시켜 보관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