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정권수립일 앞두고 외국인 평양방문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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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외국인 단체관광을 이달 11일부터 내달 5일까지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에 앞서 외국 기업인들의 업무방문도 연기해 줄 것을 개별적으로 통보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선양의 한 조선족 기업인은 "이달(8월) 중순에 평양을 방문하기 위해 비행기표 예약까지 마쳤다"면서 "그런데 일주일 전에 조선측 대방이 평양방문 일정을 9월 5일 이후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방북일정 연기의 이유에 대해서는 자기네 회사 사정 때문이라면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면서 "말이 요청이지 조선 측 대방의 입장이 단호해서 할 수 없이 어렵게 사 놓은 비행기표를 무르고 평양방문 날짜를 새로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평양행 비행기표 구하는 일이 너무도 힘들어 차라리 평양방문을 집어 치울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면서 "갑자기 일정을 연기하라는 이유가 9.9절(북한정권수립일)에 열리는 집단체조를 억지로 관람하게 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털어놨습니다.

소식통은 또 "평양에 가려다 조선 대방의 요청으로 방북 일정을 뒤로 미룬 사람들은 나 말고도 여러 명이 있다"면서 "조선당국 차원에서 각 무역 회사들에 방북 연기 지시를 내린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중국 단둥의 한 주민 소식통은 "북한당국은 외국인 단체관광 중단 이유를 평양의 모든 호텔이 내부수리에 들어간다는 믿기 어려운 이유를 내놓고 있다"면서 "9.9절 열병식 행사 준비와 중국 요인의 방북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남한과 외국 언론의 보도가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11일부터 단체 관광이 중단 된다고 했지만 신의주 반나절 단체관광, 나선지역 관광 등 평양을 거치지 않는 외국인 관광은 중단되지 않고 계속 모객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점을 감안해 볼 때 이 달 11일부터 9월 5일까지는 외국인들의 평양 접근을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말은 '단체관광' 중단이라지만 북조선엔 원래 개별관광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인의 개별방문을 포함해 사실상 모든 외국인의 평양방문을 막은 것"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