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봉쇄 장기화로 북 장마당 경기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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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사태로 인한 경기침체로 북한 장마당에서 장사를 포기하는 상인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마다에 빈 매대가 속출하고 있어 장마당의 시장 기능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신의주에 사는 친척과 수시로 전화통화를 한다는 중국 단둥의 한 주민 소식통은 19일 “코로나사태에 따른 국경봉쇄로 현재 북조선의 장마당에 장사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 매대가 절반 이상 비어있는 장마당이 많다고 전해들었다”면서 “장마당 상인들이 장사 물건 확보가 어려워져 장사를 포기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장기간의 국경 봉쇄로 중국에서 물건이 들어오지 못해 장마당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중국과 강하나 사이를 두고 있는 신의주 장마당이 이 정도라면 내륙의 장마당 상황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물건이 귀하다 보니 중국에서 수입한 물건 값이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크게 올랐는데 심한 경우 3배 이상 오른 것도 있다”면서 “국경이 봉쇄되기 전엔 한 개에 800원(내화)정도 하던 중국산 가스라이터 값이 지금은 그 10배가 넘는 10,000원은 주어야 살 수 있다”고 예를 들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조선에서 흔히 하던 ‘담뱃불 좀 빌리자’는 말도 쉽게 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나무를 때서 취사를 하는 도시 외곽의 주민들은 아궁이에 불을 지피기 위해 라이터를 사용하던 것도 이제는 부담스럽게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런 와중에서도 식량값은 오히려 하락하는 추세인데 쌀 한 킬로의 값이 국돈 4,000원 미만으로 국경봉쇄가 있기 전보다도 오히려 눅은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당국에서 쌀값을 엄중하게 통제하는 탓도 있지만 주민들이 돈이 없어 쌀보다는 옥수수 같은 잡곡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역시 신의주의 무역 대방과 연락을 주고 받는다는 단둥의 한 무역업자는 “북조선의 지방 소도시 장마당 중 절반 가량은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 듣고 있다”면서 “장사꾼들은 장사물건 확보가 안 되고 물건을 구입해야 하는 일반 주민들은 돈이 없어 장마당을 이용을 꺼리는 바람에 장마당 경기가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앞으로 시간이 가면 갈수록 큰 도시의 장마당도 점차 활기를 잃게 될 것”이라면서 “열흘에 한번씩 열리는 농촌의 농민시장도 최근 발생한 큰 물 피해 영향으로 장이 제대로 서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요즘 북한의 장마당이 시장으로써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 남한에 정착한 평양출신 탈북민 이 모씨는 ”장마당 매대는 큰 돈과 뇌물을 고여가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차지하는, 장마당 상인들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재산”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마당 매대를 포기한다는 것은 북한의 요즘 장마당 경기가 어떤지 반증해주는 현상” 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