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형코로나 사태로 북한당국이 최고수준의 방역체계를 선포했지만 나선 경제특구에 주재하고 있는 중국인사업가들은 일반 주민에 비해 비교적 느슨한 통제를 받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나선 경제특구에서 무역업을 하던 중국 옌지(延吉)의 한 조선족 사업가는 30일 국경을 철통같이 봉쇄하고 주민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통제하고 있는 북조선 당국이 나선 경제특구에 주재하고 있는 중국인 사업가들에 대해서는 이상할 정도로 통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나선 특구에 머무르고 있는 중국인들은 100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이는 평양 등 북조선의 다른 지역에 머무르고 있는 중국인들을 다 합쳐도 80명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상당히 많은 숫자”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나선에 주재하고 있는 중국인들은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지 나올 수(출국할 수) 있지만 일단 출국하면 다시 북조선에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이에 반해 평양 등 다른 지역에 있는 중국인들은 출국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나올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나선에서 여태까지 나오지 않고 있는 중국인들은 몇 백만 위안 이상을 투자한 사업가들”이라며 “이들이 나오려면 거액을 투자한 사업장의 운영을 북조선 대방에 맡겨야 하는데 그럴 경우, 사업장이 온전하게 보존될지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코로나 정국이 풀리기만을 바라며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나선에서 중국인이 투자한 업종 중 가장 많은 분야가 수산물 가공과 수산물 양식업(주로 어패류)이고 그 다음으로 부동산 관련분야(건물 임대업), 그리고 중국인을 상대로 하는 요식업과 소규모 카지노 사업장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옌지의 또 다른 소식통은 “나선의 중국인 사업가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사용하던 자동차를 나선에 가져가 사용하고 있고 중국에서 사용하던 휴대폰 역시 나선에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북조선 주민들은 중국 휴대폰 사용이 중요한 범법행위인데 반해 나선특구에 한해서 중국인들의 중국 휴대폰 사용은 묵인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나선으로 통하는 중국 훈춘의 권하세관에서 50 Km 이상 떨어진 나선에서 중국 휴대폰 사용이 가능한 것은 북조선과 중국, 러시아 3국의 국경이 만나는 팡촨(防川)에 중국의 휴대폰 통신3사(중국이동, 중국 연통, 중국 뗀신)의 중계탑이 세워져 있어서 나선에서도 중국 휴대폰 전파가 아주 양호하게 잡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나선의 중국인들은 나선특구 내에서는 자신의 자동차를 이용하면 웬만한 곳은 통제를 받지 않고 다닐 수 있다”면서 “다만 자동차에 조선 사람을 동승시키는 것은 금지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국인이 나선에 들어가면 원칙적으로 체류기간이 90일이고 그 다음90일을 추가로 연장 받을 수 있어서 최대 180일 체류가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지금 나선에 있는 중국인들은 거의가 180일을 넘겨 체류하고 있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북조선 당국의 특별조치로 이들은 체류기간을 계속 연장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당국이 이처럼 엄중한 코로나 정국에서도 나선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인 사업자들에게 여러가지 배려를 하는 이유는 코로나사태가 종식된 이후에도 나선 경제특구에 대한 투자 및 경제활동을 계속 이어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