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과 마주하는 모든 세관원 대폭 물갈이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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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신의주 세관원에 대한 대규모 숙청작업에 이어 중국과 국경을 이루고 있는 압록강과 두만강 연선에 있는 자국 세관들의 세관원을 대대적으로 물갈이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 관련 소식통은 지난 7일 “지난 8월 20일 신의주 세관에서 대규모 세관원 체포 사건이 발생한 이후 압록강과 두만강 변에 있는 모든 북조선 세관에서 대대적인 세관원 물갈이 작업이 단행되었다”면서 “세관원 물갈이 작업은 9월이 시작되기 전인 8월 말에 모두 끝이 났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20년 넘게 북조선과 무역을 해왔지만 이처럼 모든 북조선 세관원들이 한꺼번에 교체되는 경우는 처음 본다”면서 “요즘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신의주 세관만 소규모로 가동되었을 뿐 다른 세관들은 세관업무도 보지 않고 있는데 이런 대대적인 세관원 물갈이 조치는 이해하기 어려운 괴상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조선당국의 대대적인 세관원 물갈이 소식에 북조선과 교역을 해온 중국 무역업자들이나 화교 보따리 상인들은 코로나 상황이 끝난다 해도 앞으로 닥쳐올 해관(세관)발 폭풍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사실 북조선과 무역을 하는 무역업자들이나 보따리 무역을 하는 소규모 상인들은 모두 북조선 세관에 뇌물로 자신의 뒤를 봐주도록 손을 써 놓았기 때문에 통관업무를 무난하게 치를 수 있었다”면서 “그런데 새로 부임한 세관원들에게 이런 편의를 기대할 수 없고 새로 사업(로비)을 하자면 돈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또 다른 소식통은 7일 “이번에 신의주 세관을 제외한 다른 세관원들을 대거 교체한 뚜렷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신의주 세관 외의 다른 세관원들을 교체한 것은 문책성 인사는 아니고 앞으로의 부정부패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이 세관에서 저 세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자리바꿈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국경지역의 세관원 인사는 원칙적으로 각 도의 세관총국에서 실시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의 국경 세관은 평안북도, 자강도, 량강도, 함경북도의 세관총국서 각각 인사를 관할하지만 세관장을 비롯해 중앙(평양 보위성)에서 내리먹이는 세관원 인사는 두말 없이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과거 북한의 국가 무역회사에서 일했다는 남한 정착 탈북민 김모 씨는 “북한이 세관원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세관원은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경험이 없는 새로운 사람으로 완전히 물갈이 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는 모두 14개의 북한 세관이 있는데 도로로 연결되는 세관이 10곳, 철로가 연결된 세관이 3곳,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넘지 않고 육로로 연결된 백두산 쌍무펑(雙目峰) 통상구 등이 현재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세관장을 포함한 모든 북한세관 요원은 국가보위성 소속으로 신의주 세관장은 대좌 계급이 맡고 있으며 나머지 세관은 규모에 따라 소좌, 중좌, 상좌급이 세관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 세관을 관리하는 각도의 세관 총국장은 장령급인 소장이 맡고 있는데 이들도 모두 국가보위성 소속인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