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들어 북한에서 이혼으로 인한 가정파탄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사태가 지속되면서 서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 가정파탄의 원인이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있는 친척들과 자주 소통하고 있는 중국 단둥의 한 주민 소식통은 “올해 들어 부부간의 이혼으로 인한 북조선 주민들의 가정파탄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면서 “코로나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서민들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당국에서는 주민들의 이혼을 여간해서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갈라서는 부부들은 대부분 법적인 정리 없이 별거형태로 (가정이) 쪼개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경우 어린 자녀들은 부모 중 살던 집을 차지하는 쪽에서 맡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올해 들어 이혼이 증가하는 이유는 일반주민들의 경제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북조선에서 가정경제를 이끌고 있는 것은 거의나 가두여성(주부)들인데 여성들의 장마당 활동이 거의 마비되다시피 한 현 상황이 심각한 가정불화를 불러 온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처럼 가정이 깨지는 현상이 늘고 있는 상황은 과거 고난의 행군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요즘 상황이 아직은 고난의 행군시기만큼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고는 해도 이 같은 상황이 몇 달 더 지속된다면 제2의 고난의 행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에 있는 지인과 자주 소통한다는 옌지(延吉) 의 한 대북 소식통은 “올 초부터 북조선에서 생활고를 이유로 갈라서는 부부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과 동시에 예정되었던 혼사가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경제적 사회적 상황이 여의치 않아 결혼식 없이 동거하는 젊은 부부들도 대부분 아이 갖는 것을 뒤로 미루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동거에 들어간 젊은 부부들이 혼인등재를 뒤로 미루고 있는 경우도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는 현재의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부부가 언제 갈라설지 모르는 상황을 염두에 둔 행태”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남한에 정착한 평양출신 탈북민 이 모씨는 “북조선 주민들은 과거에는 이혼이란 것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이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풍조가 생겨났다”면서 “이혼 허가에 매우 인색했던 북조선 법원도 사회경제적 변화를 거스리지 못해 사전에 뇌물만 적당히 고이고 사업을 해두면 이혼판결을 끌어내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은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