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1년전 확장공사 끝낸 항미원조기념관 지난 주말에 전격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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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중국 당국은 지난 2014년부터 확장공사(리모델링)를 시작한 중국 단둥 소재 항미원조기념관을 5년에 걸친 공사 끝에 작년에 이미 공사를 완료해 놓고 1년 뒤인 지난 주말(9월19일, 토)에 재개관 기념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념관이 위치한 단둥시의 일반 시민들에게는 예고하지 않고 거행된 행사여서 개관식이 끝난 후에야 시민들이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로 개관한 항미원조기념관의 이모저모에 대해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 항미원조기념관 외부에 기념탑이 서 있다.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 항미원조기념관 외부에 기념탑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중 혈맹의 상징으로 꼽히는 중국 단둥 소재의 항미원조기념관(抗美援朝紀念館)이 19일(토요일) 오전에 재개관 기념식을 갖고 이튿날인 20일부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기념관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열린 기념식은 사전에 일반 시민들에 예고하지 않고 행사가 끝난 후인 19일 오후에 단둥시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 것이어서 단둥 시민들 대부분은 기념식이 열린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단둥시 정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기념식에는 ”조선전쟁에 참전했던 노전사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인사 700여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튿날인 20일엔 행사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을 홈페이지를 통해 비교적 상세히 밝혔습니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 왕야쥔(王亞軍, 차관급), 중국 공산당 랴오닝성 서기 장궈청(張國淸), 랴오닝성장 류닝(劉寧), 랴오닝성 정협주석 샤더런(夏德仁)이 랴오닝성을 대표해 참석한 것으로 밝혔고 중국 군부를 대표해서는 북부전역 군구(선양 군구) 부정치위원겸 정치공작부주임인 먀오원(缪文)이 군을 대표해 이름을 올렸습니다.

단둥시는 이밖에도 중앙당 력사와문화연구원 부원장, 제대군인 사무부 부부장, 중앙선전부, 외교부, 재경부, 국가발전개혁원회, 문화관광부, 국가문물국, 중앙군사위원회정치부 등의 책임자들이 참석했다고 밝히고 선양주재 조선 총령사관 구영혁(具永赫)이 참석했다고 덧붙였으나 단둥시 정부 인사들은 거명 하지 않았습니다.

단둥시는 이번에 새로 개관한 항미원조기념관은 “전시관 면적이 2.3만 평방미터” 라고 밝히고 “이는 확장공사 이전의 4배가량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전시관에는 2만여 점의 조선전쟁관련 전시 유물과 3만여 점의 각종 관련자료가 전시되어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항미원조기념관 야외에 세워진 기념탑의 높이는 53m로 이는 조선전쟁이 1953년에 끝난 것을 의미하며 기념탑 한가운데 세로 방향으로 ‘항미원조기념관(抗美援朝紀念館)’이라고 씌어진 글씨는 덩샤오핑(鄧小平)의 글씨라고 단둥시는 밝혔습니다

이 글씨는 “기념관 출입구의 상단에 가로 방향의 양각으로 새겨진 글씨와 동일한 글씨체”라고 단둥의 한 시민이 전했습니다.

기념관 아래의 도로에서 기념탑으로 오르는 계단 각각의 좌우 방향의 길이는 10.25m로 이는 중국 인민지원군의 참전일인 10월 25일을 의미하는 것이며 “계단을 만든 장방형의 화강석과 대리석 돌의 개수는 모두 합쳐 1,014개인데 이는 중국 인민지원군이 조선에 건너가서 미제 침략자들과 싸운 날의 숫자”를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기념관에 전시된 자료 중에는 한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국 지원군의 최대 전과로 내세우는 상감령(上甘嶺) 전투를 크게 부각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전시 자료 중에는 “미군이 조선반도 북부와 중국 일부 지역에서 비밀리에 세균전을 벌렸다”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미국은 이미 이를 부인했고 옛 소련의 문건에서도 ‘미군 세균전’ 주장은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규정한 바 있습니다.

1993년 6월 3일, 개관한 항미원조기념관에는 그 동안 3,000만 정도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단둥시 정부는 밝혔습니다.

한편 중국 단둥에서는 작년 10월초순 5년에 걸친 기념관 확장공사가 끝났을 무렵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단둥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함께 개관 테이프를 끊을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확장 공사가 완료되었음에도 개관을 바로 하지 않고 1년 뒤인 올해로 개관을 미룬 것에 대해 단둥의 한 주민 소식통은 “올해가 중국 군의 조선전쟁 참전 70주년인 점이 고려되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조선참전 기념일인 10월 25일을 약 한 달 앞둔 시점에 개관식을 개최한 것은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이 기념관은 중국과 조선의 혈맹관계를 상징하는 국가급 기념관이고 5년에 걸친 대대적인 확장 공사였음을 감안하면 최소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이 내려와 개관 테이프를 끊을 것으로 예상했었으나 이 또한 빗나간 예측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항미원조기념관은 1993년 개관 당시 후진타오(湖錦濤) 국가 부주석이 단둥에 내려와 개관 테이프를 끊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단둥 시민들이 이런 예측을 했던 것”이라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