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역회사들 수출대금 선금요구로 중 무역회사들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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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물품을 수입할 경우 물건은 먼저 가져가고 대금은 나중에 갚는 외상거래가 관행처럼 굳어진지 오랩니다. 그런데 반대로 북한이 중국에 수출할 경우 수출대금을 선입금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중국 무역업자들이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호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 무역업자는 25일 “요즘들어 북조선 무역회사들의 중국 대방에 대한 무리한 요구가 부쩍 심해졌다”면서 “북조선측이 자기네 수출품에 대한 대금을 항상 선결제해줄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무역회사들은 갚아야 할 돈은 되도록 천천히 갚고 받을 돈은 최대한 빨리 받아내야 한다는 원칙이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중국)측 수입대방이 그런 식이라면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고집하면 그 때서야 물건이 중국에 들어오자 마자 대금을 지불해달라는 식으로 한 발짝 물러선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요즘들어 북조선 무역 대방들의 수출대금 선입금 요구가 더욱 잦아지고 강도가 심해졌다”면서 “선입금을 계속 거절하면 물건이 신의주에 와있으니 수출대금을 먼저 결재해 달라고 사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조선 대방의 수출품에 대한 이 같은 억지요구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즘들어 이런 요구가 늘어난 데에는 북조선의 외화사정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국제적인 무역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중국도 무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처럼 일방적인 요구로 밀어부치는 북조선 사람들을 보면 짜증이 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또 다른 무역업자는 “북조선 측이 이처럼 억지주장을 계속하게 된 데에는 중국 수입업자들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면서 “중국 무역업자들이 광물자원 등 북조선 수출품을 싼 값에 독점하기 위해 북조선측이 요구하는 선결재를 관행처럼 인정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중-북간의 무역 거래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가 생길 경우 중국 대방은 금전적 손해에 그치고 말지만 북조선 대방은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 달 들어 북조선 대방의 수출대금 선 결재 요구가 늘어난 것은 북조선당국이 무역회사들에 대해 수출품 할당제를 시행하면서 수출을 더욱 늘리도록 강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국제적인 무역거래에서는 이른바 신용장 제도에 의한 신용거래 방식이 원칙이지만 중-북 무역거래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물건을 먼저 받고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거래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