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강산관광지구 시설물에 대한 철거 지시는 북한 관료들에게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중국기업을 상대로 관광분야 투자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무역주재원들과 관료들에게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무역주재원들과 친한 중국 단둥의 한 조선족 사업가는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지구의 남한 시설물을 모두 철거할 것을 지시했다는 소식을 접한 북조선 관료들은 충격과 우려 속에 평양민속공원 철거 사건을 떠올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많은 북조선 관리들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진다’는 김정은의 금강산 관광시설물에 대한 발언은 과거 김정은이 평양민속공원을 지나칠 때 마다 장성택이 생각나서 기분이 나빠진다고 발언한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김정은의 이 같은 발언이 있은 후 60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위락시설인 평양민속공원이 하루 아침에 사라져 버렸는데 이와 같은 맥락에서 금강산에 조성된 남한 측의 관광 시설도 완전 철거될 운명에 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남한과 협의하라는 꼬리가 붙긴 했지만 현 남북관계에 비추어 볼 때 의례적인 말일 뿐 결국엔 모두 철거해 버릴 것으로 북조선 관리들은 믿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관광분야 투자 유치활동을 하고 있는 북조선 주재원들은 이번 일로 인해 중국인들의 북조선 관광투자 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한 대북 사업가는 “김정은 위원장의 금강산 발언은 북조선의 원산갈마지구와 삼지연관광지구 등에 투자를 저울질하던 중국 사업가들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 시키고 있다”면서 “중국의 투자가들은 앞으로 금강산의 남한 관광 시설물에 대한 북조선측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고지도자(김정은)의 기분에 들지 않는다고 하루 아침에 관광 시설물을 헐어버린다면 앞으로 자신들이 투자해 지은 시설물도 김정은의 기분에 따라 없어지게 될지 누가 아느냐며 북조선의 해외투자에 대한 보장 약속을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과거 개성공단 운영과정에서 여러 차례 시끄러운 일이 발생했을 때마다 중국의 투자가들은 대북투자를 망설이며 북조선이 내놓은 약속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금강산관광지구 시설물에 대한 김정은의 즉흥적인 발언이 중국기업의 대북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