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마다 겨울철만 되면 인조고기의 원료인 대두박(大豆粕)을 중국에서 대량으로 수입해 오던 북한이 중국 정부의 대두박 수출 억제 정책으로 인해 대두박 확보에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품의 하나인 인조고기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 앞으로는 인조고기가 귀한 식품으로 바뀔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관계자는 "해마다 겨울철을 앞두고 인조고기의 원료인 대두박(콩깻묵)을 중국으부터 대량으로 들여가던 북조선이 금년 겨울에는 대두박 수입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 재정부가 지난 10월 30일 공고문을 통해 수출대금 환급제도 개선책을 발표하면서 일부 수출증치세(한국의 부가가치세)를 조정하기로 했다"면서 "지금까지 대두박 수출에 16% 증치세를 부과한 뒤 나중에 10%를 환급해주던 대두박 증치세 환급제도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수출에 빨간 불이 켜진 중국당국이 수출 촉진을 위해 1,569개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해 수출 증치세 환급률을 인상한 반면 주요 수출품목이 아닌 콩깻묵에 대해서는 10% 수출 증치세 환급제도를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사실상 대두박 수출 가격을 10% 인상한 것과 마찬 가지여서 대두박을 100 프로 중국서 수입해오던 북조선은 그만큼 수입가격이 올라가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에 대두박을 수출하고 있다는 중국 단둥의 한 무역 관계자는 "올해는 조선으로의 대두박 수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 된다"면서 "중국당국의 조치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북조선 무역회사들은 이번 겨울 대두박 수입계획을 통보하면서 미리 물량 확보에 신경써줄 것을 부탁해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증치세 10% 환급이 취소되어 그만큼 수출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 했지만 이것 말고도 대두박 가격이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서 이미 20%정도 오른 상태" 라면서 "증치세 환급의 취소 분까지 수출 가격에 반영될 경우 작년 가격에 비해 30%이상 인상요인이 발생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조선의 요청에 맞추기 어려워진 것은 가격 인상요인 외에도 물량 확보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미국에서 들여오던 콩(대두) 수입량이 크게 줄어 콩기름을 짜고 무거리로 나오는 대두박이 별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 출신 탈북자 이모 씨는 "중국에서 대두박이 들어오지 않으면 인조고기를 생산하는 국영 식품공장들이 원료가 없어 가동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고기(육류)를 먹지 못 하는 북한주민들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큰 역할을 해온 인조고기 마저 공급이 안 된다면 북한 주민들의 식생활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 모씨는 "중국 무역회사들과 북한의 무역기관들이 중국당국의 대두박 수출억제 정책을 아직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북-중 양측의 무역회사들에 비상이 걸리겠지만 문제는 이를 해결할 마땅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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