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역일꾼에 철강재 수입에 총력 기울이라 지시

0:00 / 0:00

앵커: 북한 당국이 국가 무역 회사들에 건축용 철강재 수입에 총력을 기울이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대북제재 품목인 철강재가 부족해 각종 대상 건설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22일 "북조선 당국이 모든 외화벌이 무역 회사들에 건축용 강재를 들여오는데 총력을 기울이도록 연일 독려하고 있다"면서 "당중앙(김정은)의 특별 지시에 따른 과제이기 때문에 무역부문 간부들은 커다란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측이 철강재 수입을 다그치는 이유는 원산(갈마지구), 삼지연 등지에 벌려놓은 대규모 국가대상 건설들이 건축용 강재 부족으로 계획보다 많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건축용 철강재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품목이라서 중국으로부터 정식 수입하는 데는 장애요인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철강재 수입 과제를 떠맡은 중국주재 무역일꾼들은 불과 한 달 전 시멘트 과제로 고역을 치른 바 있는데 숨 고를 겨를도 없이 새로운 과제에 시달리게 되어 한숨을 쉬고 있다"며 "대북제재를 피해 철강재를 북조선에 들여 보내려면 밀무역 밖에 없는데 철강재는 가격도 비싼데다가 밀무역으로 보내자면 각종 부대 비용이 추가되어 톤당 단가가 크게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아무리 중앙에서 철강재 수입을 다그친다 해도 무역대금을 선납하지 않는 이상 중국에서 철강재 확보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원산관광지구와 삼지연 지역의 대상 건설 공사의 지연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둥의 한 대북 사업가는 "며칠 전 북조선의 한 대방 회사 간부가 국제 전화를 통해 자세한 설명은 (중국에) 들어가서 할 테니 철강재 800톤만 확보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면서 "북한 무역일꾼들과 자주 거래해 온 나는 저쪽(북한)사람들이 자세히 얘기하지 않아도 철강재 수입 때문에 얼마나 많은 압력을 받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달 초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중국 단둥의 한 조선족 사업가는 "북조선 사업 대방이 원산만 빼고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다 말하라고 해서 원산은 왜 안되냐고 했더니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하고 요즘 거기는 시끄럽기 때문이라며 얼버무렸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원산국제관광지구 공사가 예정보다 지체되고 있는 모습을 외국인에게 공개하기 싫어 출입을 통제한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무리 돌격대를 동원해 공사를 다그친다 해도 건축자재가 부족해 예정된 기일 안에 공사를 마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