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 접경 북 세관, 노란색 제품 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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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단둥 접경지역에 있는 북한세관이 황색(노란색) 제품의 반입을 금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위 자본주의 '날라리 문화'를 황색 문화로 규정하면서 노란색으로 된 생필품의 반입을 막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과 중국을 오가며 장사를 하는 한 화교 보따리상은 "중국에서 북조선에 물건을 들여갈 때에는 여러 가지를 꼼꼼하게 살펴야 (북조선) 세관을 통관할 수 있다"면서 "그 중에서도 특히 노란색 계통의 색깔이 있는 상품은 종류와 관계없이 통관이 안 되고 압수당할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에서는 노란색이 자본주의 문화를 상징한다는 황당한 이유를 내세워 노란색으로 된 상품을 단속하는데 더 웃기는 것은 빨간색과 노란색의 중간 색인 주황색도 황색으로 간주해 압수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 문제에 관해 북조선 세관에 항의를 하거나 불만을 표시했다가는 괘씸죄까지 더해져 나머지 다른 물건의 통관도 어려워진다"면서 "요즘 들어 노란색으로 된 상품에 대한 단속의 강도가 전보다 훨씬 심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노란색이 자본주의 날라리 색으로 간주된 것은 꽤 오래 전부터였다"면서 "미국과 수뇌회담을 하고 북과 남이 화해 국면으로 들어섰다지만 그 것은 외부에서나 하는 소리고 우리(북한) 내부에서는 화해 분위기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조선을 오가는 보따리 상인들이 물건을 구매할 때 노란색이 들어간 제품은 기피하는데 아이들 과자 봉지도 노란색 무늬가 들어간 것은 일일이 구분해서 제외시켜야 된다"면서 "자본주의 문화와 황색이 무슨 관계가 있다고 북조선 당국이 그리 요란을 떠는지 도대체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세관은 지금도 상표나 포장지에 조선 글(한글)이 있으면 통관을 금지시키고 기독교를 상징하는 십자가 또는 유사한 열 십자(+)와 엑스(X)자 무늬가 들어간 상품(의복, 넥타이 등)의 통관도 5년이 넘게 금지하고 있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이 세 차례나 열리고 평양선언 등으로 북남간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었다지만 북조선 내부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한국에 정착한 일부 탈북자들은 북한 당국이 자본주의 황색문화를 차단한다고 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실제 권력층이나 부유층은 힘이나 뇌물로 당국의 지시를 피해갈 수 있어, 과연 이번 조치가 전국적으로 제대로 시행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