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남북화해 기류에도 중국 내 남한 상점 안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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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화해 분위기에 힘입은 탓인지 요즘 중국 내 북한 식당에는 남한 손님들의 발길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중국 변경지역의 남한상품 전문 판매점이나 남한 식당에는 여전히 북한사람들이 발걸음을 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도시 중에서 남한과 북한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은 단둥과 선양, 옌지, 베이징, 상하이 등으로 북한 식당이나 남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상점들도 대부분은 이들 도시에 몰려 있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29일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데 힘입어 북한식당을 찾는 남한 주민들이 2~3년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면서 "반면에 남한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상점을 찾는 북한주민들은 과거에 비해서 대폭 줄어들어 요즘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에 파견된 북조선 보위 요원들의 북조선 주민들에 대한 감시 활동이 강화된 탓"이라면서 "남북 간에는 화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만 북조선 보위 당국은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북조선 주민들이 혹시라도 일탈 행위를 할까 봐 감시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둥의 한국식당 주인은 "한국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 덕분에 북한 무역주재원들과 주민들이 한국식당을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라면서 "식당에 북한 손님은 거의 없고 남한 물건을 파는 상점에도 북한 사람은 잘 안 보이면서 물건은 조선족이나 화교를 시켜서 간접 구매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단둥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유명한 미용실이 있는데 요금이 다소 비싸지만 머리를 잘한다는 소문이 나서, 남북 간 긴장국면이었던 시절에도 북한의 특권층 여성들이 많이 드나들었다"면서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요즘엔 이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