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 비루스가 대기를 통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부터 북한 사회로 전파될 수 있다며 한국과 북한 공동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진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지난 28일 코로나 비루스가 대기를 통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황 위원은 통일연구원이 발간한 ‘현안 분석 온라인 시리즈’를 통해 해외 학계에서는 감염학자들을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황 위원에 따르면 재채기, 기침으로 발생하는 ‘호흡기 비말’보다 작은 ‘비말핵’은 공기를 매개로 ‘호흡기 비말’보다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으며 특히 ‘비말핵’이 미세먼지와 결합할 시에는 더욱 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황 위원은 실제 2006년 중국에 있던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황사와 결합해 400km에 달하는 대만해협을 건너 대만에 도달했다는 점이 밝혀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황 위원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코로나 비루스가 대기를 타고 국경을 넘어 북한에 전파되는 가능성을 비과학적인 것으로 단정 짓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황 위원은 북한 내부의 미세먼지 발생으로 코로나 비루스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미세먼지에 노출된 사람이 코로나 비루스 감염에 더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북한에서 미세먼지를 다량 배출하는 대표적인 도시, 평양에 주목했습니다.
나아가 황 위원은 평양 안에서도 주거환경 수준에 따라 코로나 비루스가 선택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대동강 구역의 탑제 3동 일대와 같이 단층집들이 무질서하게 밀집된 지역일수록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가 어렵고 전기 에너지 대신 장작 등 생물성 연료 사용 비중이 높아 미세먼지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황진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부연구위원 :북한의 평양에서조차도 제3세계 슬럼과 유사한 공간이 있었고 이런 공간이면 다른 부유한 지역에 비해서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이것은 단순히 평양의 특정 지역만 말하는 게 아니라 해외 다른 제3세계 도시에서도 유사한 공간적 특성을 갖고 있는 슬럼 지역에서 코로나 확산에 굉장히 취약하다는 연구들이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 위원은 코로나 비루스의 원거리 이동 가능성을 포함해 한국과 북한 공동의 코로나 비루스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정치적 부담이 적은 기상정보를 한국, 북한 양국 과학계가 공유하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밝혔습니다.
황진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부연구위원 :상호간 연결되어 있는 공간적인 특성을 이해함으로써 남북교류도 당연히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실용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합니다.
황 위원은 그러면서 북한이 코로나 비루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데 지나치게 소극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금 코로나 비루스 확진자가 0명이라고 주장하는 북한이 향후 확진자가 나타났다고 인정했을 때는 이미 상황이 많이 악화됐을 수 있다며 북한이 한반도 생명 공동체의 일원으로써 코로나 비루스 대응전략을 함께 모색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황 위원은 또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부대를 중심으로 원인 불명의 집단사망이 발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며 확진자 0명이라는 북한 당국의 공식발표와 달리 이미 북한에는 코로나 비루스 감염자가 존재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양성원,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