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생일기념행사 대신 주민 노력동원

사진은 북한 원산통신기계수리공장의 근로자들.
사진은 북한 원산통신기계수리공장의 근로자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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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김정은위원장의 생일(1.8)을 앞두고 생일기념 정치행사를 하지 말고 주민들이 공장 현장에서 생산실적으로 기념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기계공장에서 일하는 주민 소식통은 8일 “오늘은 최고존엄의 생일(1.8)이지만 국가적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아서 공장노동자들은 평상시처럼 아침 8시 공장에 출근했다”면서 “출근 이후에도 최고존엄의 생일을 기념하는 정치적 행사는 없었으며 노동자들은 출근하는 즉시 작업현장에 나갔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해에도 1월 8일은 국가적 공휴일이 아니어서 공장노동자들이 출근은 하였지만, 아침부터 공장회관에 집체적으로 모여 (김정은에)충성을 맹세하는 결의모임 등 정치적 행사에 동원되었다”면서 “지난 수십 년에 걸쳐 3대 수령들의 생일에 정치적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관례였는데, 올해처럼 정치행사가 아예 없기는 처음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공장 당 조직에서는 노동자들에게 최고존엄의 생일을 기념하는 정치 행사보다 생산실적을 올리는 것으로 최고존엄에게 기쁨을 드리라는 중앙의 지시 내용을 전달하고, 각 직장과 작업반마다 최고존엄의 생일날 생산실적을 정확한 숫자로 보고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에 기계공장노동자들은 전기가 끊기면 디젤유발전기라도 돌려 선반기에 전기를 공급해 부품들을 깎고, 완성된 생산 현품을 작업반에 바쳤다”면서 “작업반에서는 다시 직장장을 통해 공장생산실적으로 집계하는 방식으로 충성심을 증명하는 긴장한 생산전투가 진행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지난해만 해도 최고존엄이 태어난 1월8일에는 공장노동자들에게 술 한 병이라도 명절물자로 공급하면서 명절분위기를 세웠지만 올해는 그 마저도 없다”면서 “공장 노동자들뿐 아니라 수십 년간 수령의 배려로 어린이들에게 공급해왔던 당과류 선물도 올 해는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마다 가두여성(가정주부)들이 최고존엄 생일이면 집체적으로 태양상에 꽃을 증정하던 정치적 행사도 생략된 대신, 가두여성들은 아침부터 거름생산전투에 나서라는 당 조직의 지시로 인해 추위 속에서 하루 종일 거름을 생산하고생산한 거름을 농촌에 운반해주느라 고생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주민들은 최고존엄의 생일에 쓸데없이 진행하던 정치행사를 없앤 것은 다행이지만, 대신 주민들에게 생산실적으로 당을 받들자며 집체노동과 강제동원 시간을 늘림으로써 주민들의 희생을 한층 더 강제하고 있는 당국의 처사에는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