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민 가운데 빈부격차 더욱 두드러져

0:00 / 0:00

앵커 : 요즘 들어 평양시민들 중에서도 빈부격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수돗물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평양에서 간부와 돈주들의 집을 방문해 빨래를 해주는 방문세탁서비스 여성들까지 등장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으로 사사여행을 나온 평양의 한 주민소식통은 9일 “겨울철에 들어서면서 평양시 아파트에는 똑똑이(문을 두드림)빨래공들이 갑자기 늘어났다”면서 “이들은 평양시 간부아내들과 돈주여성들의 빨래를 맡아 손세탁을 해주며 하루벌이를 하는 여성 손빨래공들”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겨울에는 평양시 중심구역에도 전기와 수돗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세탁기가 있어도 빨래를 할 수 없다”면서 “이에 간부와 돈주여성들은 일솜씨가 깔끔한 여성들을 손빨래공으로 전문 고용하고 해당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손빨래공들은 고용된 돈주의 집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빨래감을 수거하고 손세탁한 다음 다리미로 다려서 제 날짜에 배달해준다”면서 “빨래 솜씨가 깨끗하지 못하거나 약속된 일시에 빨래 배달을 해주지 못할 경우 돈주나 간부 아내들은 손빨래공을 가차없이 자르고 다른 여성을 고용하고 있어 추운 날씨에 손빨래를 해서 생계를 이어가는 가난한 여성들을 울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손빨래 비용은 고급 빨래와 일반 빨래로 분류되어 가격이 정해진다”면서 “흰 와이셔츠를 비롯한 표백의류들과 다림질을 해야 하는 고급 양복은 1키로에 3~5달러, 일반 빨래는 키로 당 1~2달러정도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평양시를 비롯한 신의주에서는 잘사는 여성주부들은 가정보모를 전문 고용해 가사일을 시키는 사례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면서 “중앙에서는 개인이 개인을 고용해 일을 시키는 현상을 비사회주의 투쟁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빈부격차가 가져온 사회적 문제에 대해 아무런 대책이나 통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식당에 가보면 간부들과 돈주들이 어울려 한 끼 식사에 몇 백 달러씩 소비하고 있는데 높은 간부들은 앞에서는 사회주의 수호를 외치고, 뒤에서는 돈주들과 결탁해 끼리끼리 다 해먹는다”면서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빈부격차 구조는 과거 봉건왕조의 지주와 소작농의 수준을 능가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돈주들은 설날이나 자녀의 생일같은 중요한 날에는 두 세명의 가정 보모(가사도우미)를 고용하는데, 주방과 집안에서의 잡일은 하루 내화 1만원, 요리를 해주는 비용은 최소 5만원을 지급한다”면서 “어떻게나 돈주에게 고용되어서 하루 식량벌이라도 하려는 가난한 여성들이 평양에서 점점 늘어나는 실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