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김정일 생일 기념행사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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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16 광명성절) 기념행사로 준비하고 있는 '김정일화축전'이 북한주민들로부터 강도 높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7일 "지금 평안남도의 각 시, 군에 있는 김정일화온실에서는 광명성절을 앞두고 김정일화를 재배하느라 꽃 재배공들이 온실에서 침식하며 주야 전투를 벌리고 있다"면서 "평양에서 곧 열리게 되는 김정일화축전에 보기 좋게 활짝 핀 김정일화를 10일까지 올려 보내야하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반 화초와 달리 김정일화는 15시간 이상 빛을 받아야 하고 온도에도 특히 예민한 식물이어서 지금처럼 추운 날씨에는 어렵게 꽃을 피워낸다 해도 하루 이틀 사이에 져버리기 십상이다"라면서 "이 때문에 재배공들은 김정일화재배에 필요한 생태환경을 보장하느라 LED 조명으로 빛을 비춰주고 구멍탄을 때면서 온실 온도를 올리느라 정말 고생들 하고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도 중앙에서 조직한 '김정일화축전준비위원회'에서는 각 도 지역들에 할당된 김정일화를 반드시 제 날짜에 평양 전시회장에 도착시켜야 하며 차질이 생겨 전시하지 못할 경우 조직 문제를 보겠다(엄중 문책한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면서 "이에 지역 당조직들에서는 모든 주민들이 김정일화온실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난 (음력)설날 주민들은 지원물자를 준비해가지고 김정일화온실을 찾아갔다가 특수유리로 지어진 넓은 온실과 외국에서 비싸게 수입한 설비들이 온실내부에 설치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김정일화축전을 장식할 꽃을 키우기 위해 달러를 탕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접 목격하고 나서 당 중앙을 강도 높이 비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해마다 2월이 되면 중앙에서는 백두산대국의 영원한 영상인 김정일동지가 그리워 주민들은 뜨거운 지성으로 김정일화를 붉게 피어내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물론 꽃을 직접 재배하는 재배공들마저도 당국의 허위 선전에 혐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재배공들은 김정일화의 붉은 색상을 그대로 보존하라는 상부의 지시 때문에 일반 화초를 생육하는 비료를 못쓰고 인분가루를 보드라운 채로 쳐서 사용하고 있다"면서 "꽃 한송이 피워내는 데 너무 많은 노력과 외화가 소모되기 때문에 김정일화온실을 관리하는 간부들 조차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재배공들은 꽃을 평양에 올려 보낸 후에도 김정일화축전이 진행되는 전 기간에 걸쳐 축전장의 꽃을 1호행사대상처럼 보호하기 위해 비상근무상태에 들어간다"면서 "꽃이 훼손되지 않도록 경비를 서는 동시에 중국에서 수입한 선도보존제를 분무기로 뿌려주면서 축전행사를 보장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